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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 논란

시장의 혁신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 아무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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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의 품에 안기며 국내 ICT 스타트업 업계에 충격을 안겼던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이번에는 오픈서비스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오픈서비스 논란은?
배달의민족은 출범 당시 대부분의 O2O 스타트업이 그렇듯 수수료 과금 모델을 택했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 직면했고, 그 결과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8월 수수료 0%를 선언하는 파격을 보여줍니다. 온디맨드 플랫폼의 유일한 수익원처럼 여겨지던 수수료 매출을 포기하는 대신 슈퍼리스트와 울트라콜이라는 광고상품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를 폐지한 이유에 대해서 “단기적인 수수료 수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용자 확대 및 고객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확신해 내린 결정”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효과적이었습니다. 수수료 0%를 선언하며 소상공인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장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포기한 후 2016년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9억 원을 달성하며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016년 7월 약 500만 건이었던 월 주문 수는 2017년 8월 기준 약 67% 증가한 830만 건까지 치솟았고 같은 기간 전국 배달의민족 등록업소수는 약 18만 개로 1년 전보다 38%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축제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0%를 선언하며 슈퍼리스트와 울트라콜이라는 광고상품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이 광고상품 들이 업주들의 과당경쟁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3월 슈퍼리스트를 전격 폐지합니다.

슈퍼리스트를 접었으나 여전히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특히 울트라콜의 경우 깃발꽂기가 문제가 됐습니다. 깃발꽂기는 월 정액(8만원) 광고료 방식이며, 자금력이 있는 업주들이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하면서 배민 앱 화면을 중복 노출로 차지하고 인근 지역의 주문까지도 독차지하는 폐혜를 낳았습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배민 앱 화면에서 노출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주문 증가 효과도 누릴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1일부터 오픈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수수료 0% 선언 이후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며,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일부 '큰 손'들의 깃발꽂기 폭격 논란을 걷어내는 한편 주문이 많이 성사되는 업주는 더 많은 수수료를, 더 적게 성사되는 업주에게는 더 적은 수수료를 받겠다는 취지입니다. 오픈서비스에서는 돈을 많이 내는 업체가 아니라 주문자와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이 상단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왜 논란이 되는가?
우아한형제들이 오픈서비스를 시작하자 커다란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서비스가 가동되면 점주들의 고통이 더 커진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을 '점주들의 고혈을 짜는 나쁜 기업'으로 만드는 한편,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까지 번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합병에 대한 반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배달의민족을 거부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집니다. 더 나아가 '배달의민족은 존재가치가 없는 기업이다'는 비토와 함께 '아예 배달의민족을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에서 '공공 배달앱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로 전개됩니다.

   
▲ 출처=우아한형제들

악독한 정책이다?
오픈서비스가 발표되자 소상공인연합회, 외식업중앙회는 당장 "점주들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정책"이라고 비판했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일 SNS를 통해 "독과점 배달앱의 횡포를 억제하고 합리적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중소상공인 보호공약을 발표하며 "온라인몰과 중소유통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놨습니다.

오픈서비스는 과연 점주들의 고혈을 짜내는 악독 정책일까요? 먼저 5.8%의 수수료를 살펴보면, 세계의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와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수료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오픈서비스를 두고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올려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주장은 상당부분 설득력을 상실합니다.

무엇보다 오픈서비스가 거래가 발생하는 빈도에 따라 매겨진다는 점도, 상당부분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기존 깃발꽂기 논란 당시 큰 손들의 무차별 공습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강했고, 이에 배달의민족이 그 폐혜를 걷어내고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그것도 주문수에 비례해 책정하겠다는 정책은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여기에 동일한 가게명이 많게는 수십개씩 노출되던 울트라콜 중심제에서는 고객의 가게 선택권이 제한됐으나 새 요금체계에서 고객들은 나와 가까워 빨리 배달 받을 수 있는 가게, 다른 고객들이 재주문을 많이 하는 가게 등을 먼저 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물론 정책이 정상적이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쪽의 타격이 커진다면 다른 측면의 시각도 필요하지요. 여기서는 양측의 의견이 갈립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입점 업주의 52.8%가 배민에 내야하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내부 시뮬레이션이라 이 말을 100% 믿을 수 없지만 '연매출이 3억원 이하인 영세 업주의 경우엔 약 58%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 울트라콜 같은 정액제 광고는 지출대비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웠으나 오픈서비스는 확실하게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입점 업소의 깃발 개수는 평균 3개"라면서 "홀 매출 등을 제외하고 배민 앱을 통해서 들어오는 매출만 따졌을 때 월 465만원 이하인 분들은 앞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당연히 수수료 부담이 낮아지고, 그 외에 깃발을 다수 꽂고도 더 많은 깃발에 밀려 매출 증대효과를 누리지 못하던 분들도 비용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다만 반대쪽에서는 월 매출 3000만원 기준을 적용할 때 울트라콜 체제에서는 30만원의 수수료만 냈으면 되지만 오픈리스트에서는 최대 170만원을 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매출 155만원 이하의 업체에만 오픈리스트로 이득이 돌아오고 나머지 업체들은 타격이 크다는 말도 나옵니다. 즉, 오픈서비스는 점주들의 고혈을 짜는 정책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당분간 울트라콜은 이어지니까, 점주들의 고통이 당분간은 더 클 수 있다는 말도 타당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논란이 충돌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공앱이 배달의민족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러나 공공앱도 세금으로 작동되며 수수료를 걷어내는 모델이기 때문에,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배달앱 시장을 둘러싼 많은 논란은 이제 시작인 것 같습니다.

*IT여담은 취재 도중 알게되는 소소한 내용을 편안하게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장의 기사성보다 주변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지점에서 독자와 함께 고민합니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4.05  22: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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