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최동훈 기자] 쌍용차의 대주주이자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를 사실상 버렸다.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가 지난 3일 특별 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의 회생을 위한 신규자본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쪽으로만 가닥이 잡혔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무너지는 한편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쌍용차의 고민이 커지는 이유다.

▲ 출처=쌍용차

현재 쌍용차는 삶과 죽음의 경계인 '중음계'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작년 영업손실액이 전년(642억원) 대비 339.3% 악화한 2819억원으로 집계되는 한편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2.2% 감소한 3조 6239억원을 기록했다. 배기 규제에 발맞춰 매연저감장치(DPF) 등을 디젤 차량에 의무 장착함으로써 생산단가가 커지는 한편 판매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하며 헤어나오기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마힌드라는 올해 1월만해도 쌍용차 회생의 희망을 놓지 않은 바 있다. 당시 입국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쌍용차의 돈줄을 쥐고있는 산업은행을 찾아 대주주 투자 계획, 쌍용차 자체 경영쇄신안 등을 제시했으며 고엔카 사장과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적극적인 가능성 타진에 나서기도 했다.

쌍용차의 정상적인 회생이 어렵다면 한국GM 방식이라도 가동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쌍용차도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마힌드라 그룹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신차 공동개발, 공동 소싱 등 시너지 극대화 작업을 전개함으로써 투자리스크를 불식시키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플랜을 밝혔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주총 인사말을 통해 “쌍용차는 4년 연속 내수 판매 실적에서 선전했음에도 수출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어려움을 겪어와야 했다”며 “이밖에도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았지만 차질없이 마무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 밑의 우려도 그와 비례해 커졌다. 마힌드라가 당초 쌍용차 지원을 위해 23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고엔카 사장이 1월 당시 사내 간담회를 통해 “한꺼번에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지를 남기며 일말의 불안감을 안긴 가운데, 이번에 기어이 신규자금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쌍용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 쌍용차의 미래가 우울하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마힌드라가 신규자금 투입을 미루는 장면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를 한국의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소한 쌍용차를 '손절'하지 않았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