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자와 사망자의 숫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미국의 위기 상황은 예상치 않았던 스타를 탄생시켰다.

하루아침에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TV앞으로 끌어당기게 된 스타는 바로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다.

매일 동부시간 정오쯤에 실시하는 쿠오모 주지사의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은 뉴욕주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주민들이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뉴욕주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서 통계와 정보에 기반을 해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면서도 고령의 어머니나 20대의 딸 얘기 등을 섞어가면서 소탈한 면모를 보인 것에 많은 사람들이 따뜻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쿠오모의 브리핑은 특히나 백악관의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과 자주 비교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통계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기 보다는 자신의 직관이나 느낌으로 답변을 하면서 실제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실수가 여러차례 지적됐다.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기침체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부활절인 4월 12일까지는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을것이라는 근거없는 계획을 늘어놓았다가 전문가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자 그냥 희망사항이었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더구나 초기에 코로나바이러스를 민주당의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면서 대처할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확진자 숫자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잘 하고 있다면서 자화자찬을 멈추지 않아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반면 쿠오모 주지사는 통계와 과학에 기반해서 현황을 설명하고 설사 예측되는 상황이 나쁘고 부정적이라도 솔직하게 이를 공개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나 그가 인기를 얻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연방정부에 강하게 제기해서 뉴욕에서 필요한 3만개의 인공호흡기 공급을 약속받는 등 저돌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쿠오모 주지사의 이런 인기는 동생인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의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밝혔다시피 “내가 일을 하는 방식은 예전에도 지금도 달라진게 없다”고 밝힐 만큼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코로 바이러스 위기 이전의 쿠오모 주지사는 자신이 뜻하는 바가 있으면 주변의 만류나 반대도 아랑곳않고 밀어붙여서 ‘인간 불도저’라는 별명이 있었고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이래라 저래라하는 가부장적 스타일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쿠오모 주지사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사상 초유의 혼란과 위기 상황이 닥치자 어찌할바를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그의 단호하면서도 저돌적인 대처는 든든하고 믿음직해서 따르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전혀 다르게 비춰진 것이다.

특히 모든 사업장이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직장을 잃게된 사람들의 불만이 생기자 쿠오모 주지사는 내가 지시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면서 해당 지역의 시장이 아닌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밝혀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가 늦어진데 대해 “나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진정한 리더라는 찬사도 받았다.

언론에서는 쿠오모 주지사를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상황의 임시대통령으로서 국가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일약 스타가 된 또다른 사람은 앤소니 파우치 박사로 백악관의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날마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40년 가까이 NIAID를 이끌어온 베테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12일 부활절즈음 원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사항을 브리핑에서 제시하자 기한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바이러스가 정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못박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한 질주를 제한했다.

또 미국이 최대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4월30일까지 연장하도록 유도했다.

미국인들은 대통령보다도 파우치 박사의 설명과 예측에 더 귀를 기울였고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이 최근에는 파우치 박사의 얼굴을 넣은 파우치 도넛까지 등장하는 등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