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G7 씽큐. 출처=LG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해 브랜드 전략에 대수술을 감행한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V시리즈 출시 국가를 조정한 데 이어, G시리즈 브랜드 폐기 및 제조업자개발생산(ODM)·합작개발생산(JDM) 확대 등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권봉석 대표이사 체제로 돌입한 LG전자가 스마트폰 볼륨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내 스마트폰 브랜드 재편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G시리즈 브랜드 명칭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존 V, G시리즈로 이원화된 프리미엄 라인업을 V시리즈로 단일화하고 고도화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 전략적 변화를 이미 예고한 바 있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실적이 영업적자만 1조99억원에 달해 LG전자 내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이다. 올해 초 새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봉석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라인업 변화를 밝힌 바 있다. 또 LG전자는 IR을 통해서도 생산지 효율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 개선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5월 출시 예정인 새로운 제품부터 새 브랜드를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G시리즈의 최신작은 ‘G9(가칭)’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G시리즈 브랜드 폐기로 새로운 명칭으로 나올 전망이다. G시리즈는 지난 2012년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오너 세대교체와 함께 G시리즈도 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Why? G시리즈 브랜드 포기하나

기업이 8년 동안 유지한 제품 브랜드를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글로벌 스마트폰 빅2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갤럭시, 아이폰 브랜드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과감하게 브랜드를 폐기하고 중저가(미드레인지) 시장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MC사업본부에서 뼈아픈 손실이 지속되고 있지만 생활가전과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유지하되 당분간 손실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고도화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혈적인 경쟁보다 중저가 시장에서 볼륨 확장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LG전자의 새로운 생활가전 대부분에서 탑재한 인공지능(AI) 솔루션 씽큐(ThinQ)와 시너지를 제고한다.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로봇청소기, 와인셀러, 로봇청소기, 에어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중인 AI 솔루션 씽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정교한 작동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생활가전 고객 풀에 스마트폰을 대입하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 2분기 중남미 출시 예정인 중저가 스마트폰 LG K61. 출처=LG전자

가성비(가격대비성능)와 브랜드 탈피 전략은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실제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은 단일화된 브랜드가 아닌 대량의 브랜드와 가성비를 강조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LG전자는 베트남으로 생산기지 이전, ODM·JDM 생산물량을 50%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연초부터 30만원대 Q51을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인도에서 10만원대 W10 알파 출시, 2분기 중 중남미에서 30만원대 K시리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도 삼성전자, 애플까지 급속도로 영역을 넓히면서 점차 과열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인해 발생한 소프트웨어 공백으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볼륨 확장의 최적의 시기로 작용 중이다. 또한 LG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으로 새롭게 추가한 ‘통신파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에서 스마트폰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고 있다.

교보증권 최보영 연구원은 “MC사업본부는 중국 ODM생산에 따라 공급부분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나 마케팅 비용 축소와 비용절감이 일어날 것”이라며 “V60 5G 북미, 일본 출시와 디자인 변화를 도모한 신제품(G9)의 한국 시장 타깃, 4분기 혁신적인 새로운 폼팩터의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