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댈러스에 본사를 둔 승차공유 스타트업 알토(Alto)는 코로나 확산 이후 사람들이 이동을 제한함에 따라 수요가 급감하자 기존 운전자를 활용해 가정에 음식과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로 전환했다.    출처= BizJournal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유럽발 미국행 모든 여행을 중단시킨다고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댈러스에 본사를 둔 알토(Alto)라는 승차공유 스타트업의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알토의 창업자 겸 CEO인 윌 콜먼은 "이 곳 사람들이 코로나 확산에 대한 경고에 반응하면서 불과 며칠 새 호출 수요가 75%나 감소했다. 회사가 갑자기 치명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창업한 지 1년 반 된 이 회사는 이런 상황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지난 주부터 이 회사는 기존 차량호출 서비스에 가정에 음식과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회사는 홈페이지를 재정비하고, 새 서비스에 대해 운전자들에게 통보하고, 지역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정원 용품부터 식료품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차량호출 회사의 운전자에서 하루 아침에 배달원으로 변신한 사람들은 알토의 운전자만이 아니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제한함에 따라 차량호출 요청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식료품, 음식, 기타 상품들의 가정 배달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소비자 행동의 급격한 변화가 이른 바 우버, 리프트(Lyft) 같은 온디맨드 산업에 중대 고비가 되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뉴욕시는 도움이 필요한 뉴욕의 가난한 시민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 통합 면허인 TLC 면허 소지자를 고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버와는 달리 그 동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리프트(Lyft)도 지난 주, 정부기관 및 지역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며칠 후 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트는 또 소속 운전자들에게 아마존에서 새 일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아마존이 코로나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위주로 10만 명의 배달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우버도 운전자들에게 코로나 상황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로 바꾸기 원하는 사람들을 우버의 식품배달 플랫폼 우버 이츠(Uber Eats)에 연결시켜주겠다는 통지를 보냈다. 우버는 지난 한 주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음식을 배달시키기 위해 앱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수가 전 주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알톤의 콜먼 CEO는 작금의 변화는 ‘임기 응변적 대응’이 아니라 회사가 ‘본질적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호출 사업이 그 동안 운전자를 고용하고 안전과 청결에 영업의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아 음식 배달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식 배달로 전환하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대가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투자회사 웨드부시 증권(Wedbush Securities)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우버의 음식배달 사업은 그 동안 우버의 주가에 부담만 가중시킨 적자 사업이었다고 지적한다. 음식배달 업체들이 경쟁이 심해지면서 배달 수수료를 서로 낮추고 있어서 오히려 차량호출 사업보다 마진이 더 적다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지역 봉쇄가 이어지면서 앞 날이 침울하지만, 우버와 리프트에게 차량 호출은 여전히 주 소득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버에서 우버이츠를 이끄는 피에르디미트리 고어코티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음식 배달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배달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들에서 최근 우버이츠에 대한 음식 배달 요청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유행 이후 배달업계 수요는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신선식품 배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Instacart)도 지난 주,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앞으로 북미 지역에서만 3개월 동안 30만 명의 인력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버와 리프트 모두의 차량호출 운전자로 일하고 에리카 미게토는 고객 수요가 줄면서 인스타카트의 주문을 받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녀는 차량호출 운전만으로는 자동차의 기름값도 충당할 수 없을 만큼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원래 심장 질환이 있어서 코로나 유행 시기에 건강을 위해 집에 있고 싶지만 자동차 대출금 등 생활비를 직접 벌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버이츠의 주문을 받아 배달하는 것입니다. 지난 주 인스타카트에 지원했지만 아직 주문을 받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