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엔씨소프트가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사의 수준 높은 개발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 엔씨소프트 사옥.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5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PC에서 모바일로, 더 나아가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공언은 엔씨소프트의 적극적인 R&D 투자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게임 ‘리니지’ ‘블레이드 & 소울’ ‘아이온’ 등으로 이어지는 스테디셀러와 ‘리니지M’ ‘리니지2M’ 등 히트 모바일 게임의 안정적인 매출원을 기반으로 R&D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지난 2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표한 ‘글로벌 1000대 기업의 2018년 R&D투자 현황’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18년 한해 동안 2억1500만 유로(한화 약 2850억원)를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6%로 글로벌 1000대 기업에 속한 국내 기업 24곳 중 2위다.

엔씨소프트가 특히 공들이고 있는 R&D 분야는 AI(인공지능), 비주얼(Visual), 사운드(Sound) 등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AI 연구에 공을 들여왔다. 회사 측은 AI 원천기술 마련을 통해 IT기술 전반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게임 개발 이외의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는 AI 조직 체계에서 드러난다. 엔씨소프트 AI 조직은 AI센터와 NLP(자연어처리)센터로 나뉘며 두 센터 산하에는 5개 연구실(랩)이 있다. AI센터에는 ▲게임AI랩 ▲스피치 랩 ▲비전 AI랩이 있고, NLP센터에는 ▲언어 AI랩 ▲지식 AI랩이 있는데 게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서는 게임 AI랩 하나뿐이다.

▲ 엔씨소프트 모션캡처 스튜디오. 출처=엔씨소프트
▲ 엔씨 3D 포토 스캔 스튜디오. 출처=엔씨소프트

게임 개발과 관련해서는 최첨단 장비가 구성된 모션캡처 스튜디오, 3D 스캔 스튜디오, 사운드 스튜디오 등을 마련, 게임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모션캡처 스튜디오는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아름다운 배경 등을 구현하는데 기여한다. 지난 2016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사내에 모션캡처 스튜디오를 구축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수원 광교에 모션캡처 전문 스튜디오를 새롭게 오픈했다. 스튜디오의 촬영 공간은 15x10X4m 규모로, 최고급 모션캡처용 카메라 100대와 관련 최신 시스템을 갖췄다. 엔씨는 이곳에서 창과 칼같은 무기를 휘두르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모습, 강아지와 같은 동물의 움직임도 정교하게 담아내 게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엔씨 3D 스튜디오에서는 인물과 사물을 3D 스캐닝해 즉석에서 모델링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3D 스캐닝은 실재하는 대상을 다수의 카메라로 촬영해 3차원 모델링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로, 점차 생동감 넘치는 동작과 표정, 캐릭터 외양이 요구되는 게임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7년 3D 스캔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엔씨는 국내 게임회사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사운드 스튜디오도 운영 중이다. 게임의 배경 음악, 효과음 등 모든 사운드는 이 곳에서 탄생한다. 각종 게임 효과음을 녹음할 수 있는 '5.1채널 영상 사운드 믹싱룸' '폴리스튜디오(Foley Studio · 효과음 음향 녹음실)'등의 시설을 갖췄다.

▲ 엔씨소프트 사운드실(5.1채널 영상사운드 믹싱룸). 출처=엔씨소프트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액 1조7012억원, 영업이익 4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 증가,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