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슨이 영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10일만에 설계를 마치고 생산에 착수한 인공호흡기 코벤트(CoVent)    출처= 다이슨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영국의 진공청소기 회사 다이슨(Dyson)이 26일(현지시간), 불과 10일만에 새 인공호흡기를 개발해 1만 5000대 생산에 들어갔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다이슨은 영국 정부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영국 보건당국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인공호흡기 1만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는 현재 확보한 8175개의 인공호흡기가 6000만명의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람들이 쓸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보고를 받은 후 다이슨에 협조를 요청했다.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고 곧바로 인공호흡기 개발에 착수했다.

다이슨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스로 호흡을 조절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인공호흡기가 안타깝게도 영국과 세계 각국에서 극심한 부족을 겪고 있다"고 썼다.

마침내 다이슨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로부터 인공호흡기 지원 요청 전화를 받은 지 10일 만에 의료기술 회사 TTP와 협력해 ‘코벤트’(CoVent)라는 완전히 새로운 인공호흡기 설계를 마치고 생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다이슨은 "새 인공호흡기는 빠르고 효율적이며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인공호흡기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 전용으로 특수 설계되었습니다.”

다이슨의 대변인은 4월 초까지 인공호흡기가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진공청소기와 핸드 드라이어로 유명한 회사다. 다이슨은 "이익을 위해 인공호흡기 생산에 참여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100억 달러 재산가로 알려진 제임스 다이슨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공호흡기 1만 5000대를 생산해 1만개는 정부에 제공하고 나머지 5000대는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제 기구에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처음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새롭고 정교한 인공호흡기를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설계하고 대량으로 생산하느냐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설계가 완료되고 생산에 투입하기 위한 경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전용 인공호흡기 코벤트는 영국 서부에 위치한 헐라빙턴(Hullavington) 공군 기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곳은 당초 다이슨이 전기차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매입했던 곳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의료 종사자들은 마스크, 장갑, 인공호흡기 같은 중요한 공급품들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밀려드는 환자들에 적절하게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의 또 다른 진공청소기 회사 지테크(Gtech)도 인공호흡기 생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영국 정부에 두 종류의 샘플을 제출하고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테크는 무선 진공청소기와 정원용 전동 도구를 전문 생산하는 회사다.

코로나와의 사투에 속속 참여하고 있는 회사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회사 포드가 3M 및 GE헬스케어와 협력해 인공호흡기와 보호장구 등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했고, GM과 테슬라도 인공호흡기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자동차 회사 페라리와 피아트도 인공호흡기 생산에 동참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탈리아의 유일한 인공호흡기 생산 업체인 '시아레 엔지니어링'에 전기·전자 장치를 지원해줄 예정이다.

독일에서는 폭스바겐이 자동차를 만들 때 사용하는 3D 프린터 125대를 활용해 인공호흡기를 제작하기로 했고, 프랑스 명품 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LVMH)도 마스크 1000만장을 만들어 프랑스 국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LVMH의 자회사인 크리스찬 디오르(Christian Dior)도 향수와 화장품 등을 만들던 생산 시설을 이용해 다량의 하이드로 알코올성 젤과 손 소독제를 생산해 프랑스 보건 당국과 파리의 39개의 시 병원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