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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업계 'SOS'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

내수 활성화, 국격 상승 기여해 온 한국 영화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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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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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뉴시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작품상 포함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 등 쾌거는 101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영화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영화업계는 약간의 과장을 보태 ‘고사(枯死)’ 직전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관 관객 급감으로 산업 전체의 수익이 대폭 줄어들면서 관련 업체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끝내 한국 영화계는 모두에게 S.O.S(구조신호)를 보냈다. 

한 편 관객 수 > 모든 영화 관객 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국내 관객들은 밀폐된 공간에 다수의 사람들이 들어가는 영화관의 방문을 꺼리기 시작했다. 이로 인한 영화계의 위기는 수치의 변화로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4일 화요일 ‘우리나라에서 상영한 모든 영화’의 관람객 수는 2만5873명을 기록했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는 지난해 3월의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3월 넷째 주 화요일(26일) 상영된 영화 <캡틴마블> 한 편의 전국 관객이 2만9769명이었다. 이 작품은 당시 박스오피스 2위였고, 1위인 영화 <돈>의 관객은 11만62명이었다.

   
▲ 2019년 3월 26일 화요일 박스오피스 관객 수.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즉, 최근 우리나라에서 상영되고 있는 모든 영화의 관객 수는 일반적인 경우 영화 ‘한 편’의 하루 관객 수 보다 적은 것이다. 다른 관점으로도 현재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관객 수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저 관객 수 기록은 2004년 3월 29일의 2만6750명이었다. 지난 24일 관객 수보다 877명 많다. 영화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영화산업 전체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80%는 영화관에서 발생한다. 사실상 영화관 관객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수익 감소라고 봐도 무방하다.
 
설상가상, 열악한 상황 속 ‘분쟁’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시기에 개봉일정을 잡아 놓은 작품들의 시사회 일정이 취소되거나 개봉이 무기한으로 미뤄지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열악함은 이전에 없었던 ‘분쟁’도 일어나게 만들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은 본래 지난 2월 중 개봉이 예정돼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봉 일정은 미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정국이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작사는 작품의 개봉을 기한 없이 계속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고민은 곧 누구보다 긴밀한 협업관계를 유지해야 할 영화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간의 분쟁으로 이어진다. <사냥의 시간>의 제작사인 ‘리틀빅픽쳐스’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한 작품을 공개할 것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표한다. 그러나 투자배급사인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쳐스가 자사와 협의 없이 작품의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리틀빅픽쳐스는 “콘텐츠판다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맞대응했다. 영화가 정상적으로 개봉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제작사와 배급사의 관계가 이렇게 틀어지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현재 상황은 참혹하다.    

   
▲ 출처= 코로나대책영화인연대회의

영화업계의 SOS 

일련의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게 국내 영화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지난 25일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 국내 멀티플렉스들과 더불어 (사)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사)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단체연대회의,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등 단체가 연대한 ‘코로나대책영화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했다. 연대회의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국 영화산업의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라면서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과 같다”라고 현재의 심각성을 알렸다. 

연대회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에 영화산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한 정부의 금융지원 즉각 시행, 그리로 정부의 지원 예산을 편성과 영화발전기금의 지원비용 긴급 투입 등 3가지 측면의 지원을 강하게 요구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의 모든 소비 근간 산업이 큰 위기를 마주한 가운데, 전례가 없었던 성과를 기록한 이후 새 도약을 준비하던 국내 영화업계는 일순간에 당장 존폐위기를 걱정할 정도가 됐다. 이에, 우리 영화의 성장이 가져올 수 있는 많은 긍정적 효과들을 기대하는 콘텐츠 업계의 많은 이들은 영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에 공감하고 있다.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관객들을 불러들이는 영화 그리고 그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음으로 극장주변에 상권들이 형성되고 소비를 이끌어내는 선순환은 내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물론, 코로나19는 거의 모든 산업영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공감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에서 영화산업이 콘텐츠 영역 외에 우리나라 내수에도 미치고 있는 영향이나 중요성이 유독 잘 부각이 안 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영화가 그간 내수에 미쳐 온 긍정적 영향 그리고 국가의 격(格)을 높이는 데 일조한 성과들을 감안해 정부가 현재 최악의 위기에 처한 영화업계에 대한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3.26  15: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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