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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올해도 IPO 발목 잡히나

코로나19 직격탄에 재무 부담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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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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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현대오일뱅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코로나19, 마이너스 정제마진 등으로 정유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도 현대오일뱅크의 IPO 일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관측된다. 대우조선해양 합병 등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실탄 확보가 절실한 가운데, 결단이 필요한 순간 꼬였던 스텝이 올해도 여전히 '갈지자'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비상경영체제 돌입… 코로나19 직격탄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은 급여의 20%를 반납하고 경비예산의 최대 70%를 삭감하는 등 비용 전반을 축소하기로 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부터 악화됐던 정제마진으로 인해 매주 비용 절감과 수익개선 방안을 강구하는 비상회의도 열고 있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질 않으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제품 수요가 줄고 원유가격과 제품가격이 동시에 추락해 정제마진이 대폭 감소하며 재고 관련 손실까지 누적되면서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10개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WTI(서부텍사스산원유) 등 국제유가는 배럴당 24.4% 폭락했다.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현재 경기부양 기대감에 소폭 반등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2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달부터 일일 260만배럴, 아랍에미리트는 하루 100만배럴, 러시아는 최대 50만배럴을 증산하겠다고 발표해 당분간 유가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정제마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간기준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 기준 -0.2달러를 보인 이후 처음 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국 현지 정유사들도 가동률을 높이고 있어 추가적인 제품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JLC 따르면 지난주 중국 산둥 지역 정유사 가동률은 49%를 기록했다.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2월 말(37%)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되면서 가동률은 57%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급등한 환율 역시 국내 정유사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는 만큼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 현대오일뱅크의 순차입금(막대) 및 순차입금/EBITDA(선). 출처=한국신용평가

대우조선해양 합병 등 실탄 필요한데… “올해도 상장 어려울 것”

상황이 이쯤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도 현대오일뱅크의 유가시장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가 저평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가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문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있는 등 추가적으로 실탄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언급될 때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실제로 오일뱅크는 그룹의 캐시카우인 동시에 계열사 신용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 상장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지난 2017년부터지만 글로벌 조선 업황 하락에 주력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이에 2018년 하반기를 목표로 현대오일뱅크를 상장하는 계획을 구체화해왔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회계감리가 강화되면서 상장 계획이 다시금 지연됐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다시 IPO를 준비해왔으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에 지분 17%를 매각하면서 상장 전 지분 매각(Pre-IPO)이 마무리될 때까지 IPO를 연기했다.

이후에도 스텝은 꼬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무역분쟁과 유가 상승 등 요인에 코로나19發 악재까지 맞물리면서 올해도 IPO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1조1168억원, 영업익 5220억원을 냈다. 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 영업익은 21%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부채비율은 136%로 2014년 16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워크 주유소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 자산 인수, 보증금 지급, 부동산펀드 출자 등으로 인한 2200억원정도의 직접적인 자금 지출 이외에도 신규 주유소의 향후 임차료와 관련한 5000억원 내외의 리스부채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6년부터 연결기준 연간 1조원 이상의 EBITDA 창출에도 불구하고 사업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추진 목적의 투자지출, 배당금 지급,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인해 2019년 9월 말 순차입금이 4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약 2조7000억원의 HPC 프로젝트 투자로 2021년까지 추가적인 외부차입 확대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부진으로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고 17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도 있어 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you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3.25  18: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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