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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셧다운 공포..국내 자동차 업계 '혹시?'

유럽 부품 의존도 30.1%, ‘단일 국가’ 중국 29.1%에 비해 낮고 물량 대체도 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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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기사 본문 내용과 특별한 관련 없음).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을 막고 현지에서 가동되던 사업장의 문을 닫고 있다. 해당 지역의 자동차 분야 공장들도 휴업 결정을 피해가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차 업체들이 지난달 중국에서 부품 하나를 수급하지 못해 줄줄이 국내 공장 문을 닫았던 사태가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 일각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부품과 달리 유럽 부품에 대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의존도가 낮아 셧다운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지만,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려는 긴박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24일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Automotive News Europe)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보쉬(Robert Bosch), 콘티넨탈(Continental)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최근 유럽에서 가동해오던 공장을 속속 휴업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완성차 수요가 줄어든 추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공장 근로자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산차 업체들은 국내 생산공장에 공급할 자동차 부품 일부 물량을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유럽 대부분 공장들이 문을 닫음에 따라 국산차 공장의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산차 업체들은 앞서 지난달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일부인 통합배선 뭉치 ‘와이어링 하네스’를 중국에서 공급받지 못해 공장 문을 일주일 이상 닫았다. 국내 자동차 시장 양 축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해당 부품을 수급하지 못하는 등 이유로 총 12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 부품에 대한 국산차 업체들의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산업동향 분석자료 ‘자동차 부품 공급망 위기와 BCP의 필요성’을 통해 완성차업체들이 사업지속계획(BCP)을 사업에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BCP는 재해 등 위기에 대비해 사전에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조기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와 부품 협력사의 경우 특정 지역에 수입 의존도 높은 부품에 대해 유사시 대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정보를 공유하는 등 방법으로 BCP를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BCP를 갖춘 사업자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방안을 도입함으로써 사업자의 대책 수립을 유도할 수 있다.

해당 분석자료를 제작한 이호중 KATECH 책임은 “3만개에 이르는 각 부품별로 소수의 기업들이 다층적 공급구조를 형성하는 자동차 산업 특성 상 향후 유사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ATECH가 자료를 통해 제안한 BCP는 중국 같은 특수한 공급처에 대해서만 통용되는 솔루션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 등 국산차 업체들은 와이어링 하네스처럼 인건비가 부품 공급 단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을 제외하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어서다.

유럽에 대한 부품 의존도가 낮은 점은 전체 수입 규모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자료에 따르면 작년 유럽 지역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자동차 부품의 규모는 매입액 기준 16억900만달러(2조9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세계 수입 규모 53억4000만달러(6조6697억원)의 30.1% 비중을 차지한다. 단일 국가인 중국에서 지난해 수입액의 29.2%에 달하는 15억6000만달러(1조9484억원) 어치의 부품을 들여온 데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국산차 업체들은 영업 기밀 등을 이유로 국가별 자동차 부품 수급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럽에서 수입해오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타 지역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부품의 비중은 갈수록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산차 업체들은 유럽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지역에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등 대책을 비교적 수월히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수작업이 요구되는 와이어링 하네스 같은 경우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중국을 주요 공급처로 둔 게 사실”이라며 “유럽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부품은 다른 대륙에서도 충분히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셧다운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유럽발 ‘셧다운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완성차 업체들은 유럽 공급난 우려가 실현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완성차 제품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전략을 마련하는데 더 공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와 중국 공장이 일단 정상가동되는 상황에서 유럽의 셧다운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산차 업체들이 현재 완성차 공장을 지속 가동하는 건 유럽발 부품을 수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국산차 업체들은 유럽발 리스크에 대해 부품 공급보단 완성차 제품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자체가 불확실성이 워낙 높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반 당시에 중국 공장이 셧다운되며 현지 부품 수급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내 공장 가동도 멈췄지만, 유럽 비중은 그 정도로 절대적이지 않다"면서도 "전방위적 셧다운 사태가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cdh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3.24  17:05:19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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