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조태진(변호사)법조전문 기자]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와 유상증자금을 불법모집해 대표이사가 구속된 비피유홀딩스가 자회사 매각을 두고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비피유홀딩스(비피유)가 이사회에서 보스니아 자회사 매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되어 있는 오상균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비피유는 내분에 휩싸였다. 이사회는 오씨가 더 이상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사회의 보니스아 자회자 매각논의는 경영권 분쟁의 빌미가 됐다. 비피유는 미국 자회사 설립에 이어 지난  2018년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유럽 현지 법인 '비피유유럽(BPU Europe)'을 설립했다. 회사의 2019년 11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비피유 유럽의 자산은 25억원, 부채 24억원, 매출은 12억원이었다. 

표면적으로 자회사 매각에 대한 불만이지만 이면에는 대표이사의 지위를 놓고 싸우는 주도권 경쟁이 본질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사회는 오 대표가 형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대표이사 사임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의 사정을 잘 아는 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회가 오씨가 '대표이사를 기술개발 총괄직(CTO)에 있던 카를로스 아트 네바레스(Carlos Art Nevarez)에게 넘기라'는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이를 근거로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결의를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아트와 오상균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다. 

이에 대해 오 대표 측은 법적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 대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사들의 직무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것과 대표이사를 해임한 이사회결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오 대표 측은 이 소송에서 이사회의 결의가 무효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오 대표의 주장근거는 정관. 업계에 따르면 비피유의 정관에는 대표이사의 유고시 CFO와 CTO가 이사회 소집을 할 수 있고 그 이외에는 대표이사만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사회 측에서 내세고 있는 대표이사의 사임의사도 철회됐다는 것이 오 대표 측의 주장이다. 

법조계는 오 대표가 제기한 재판에 대해 대표이사의 구속이 '유고'로 볼 여지도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오 대표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지분구조상 오 씨의 영향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연결재무제표 주주현황에 따르면 현재 오상균 대표이사의 비피유홀딩스 지분은 20.15%이다. 비피유의 2대 주주는 최근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다.(14.97%)

오상진 대표이사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이철 대표이사와 비피유의 유상증자에 관여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투자금 670억원을 모집한 혐의로 현재 구속수감 중이다. 

◆ 비피유 투자 피해자들 VIK 파산절차 뛰어드나

법조계는 벨류인베스트코리아의 파산신청이 비피유의 투자 피해자에게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비피유의 불법 투자유치에 VIK가 공모해 가담했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비피유홀딩스 오상진 대표에 대해 '회사가 2016년 8월 나스닥 기술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등의 허위투자정보를 제공해 약 670억원의 금액을 투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거듭된 재판 끝에 대법원은 “이 사건 범행은 해당 회사가 비상장사라는 점에 착안해 기업공개를 통하지 않고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영업조직원들을 동원하여 기술의 내용, 주요 기술개발자의 경력, 수익전망, 미국 나스닥 상장예정 등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받아 자본시장법을 어기고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것으로, 건전한 경제질서를 왜곡하게 해 중대한 범죄"라고 판결했다. 

이 같은 대법원의 형사판례에 비춰 볼 때 법조계는 비피유와 VIK가 민법상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고 있다. VIK도 비피유 투자자 피해자에 대해 배상책임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서울회생법원이 VIK에 대해 파산을 선고하면 비피유의 투자 피해자들도 파산절차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법원은 파산철차에서 VIK의 비피유 지분으로 현금으로 환가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게 된다.

현재 한 법무법인이 신주인수계약 형태로 비피유에 신주인수대금을 투자(2차 펀딩)한 투자자들을 대리해 비피유와 오 모 씨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일부 투자 피해자들은 이미 민사소송을 제기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피유홀딩스는 네트워크 환경 기반의 인터넷SNS 상의 정보검색 및 데이터베이스 가공편집 기술을 바탕으로 상업을 해왔다. 회사는 감정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감성분석 엔진을 개발해 온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9년 기준 회사의 자산은 380억원, 부채는 10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