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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시대의 금융사 생존법칙①] 소멸 위기 은행, 디지털 전환은 숙명

언제·어디서나 편리한 금융거래, “은행의 목적 재정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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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한국도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제로(0)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우리보다 먼저 제로금리, 마이너스 금리까지 떨어진 유럽과 일본의 은행들은 생존에 몸부림치고 있다. 인력 감축을 포함한 모든 방안이 강구되고 있으며, 경쟁력 없는 수많은 은행들은 업계에서 퇴출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이자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에도 이 같은 선진국 은행들의 상황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금리가 하락할수록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NIM)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NIM은 0.02~0.03%포인트 감소하게 되는데 금융지주는 1000억원 안팎의 수익이 줄어든다. 국내 은행 총 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2018년 기준 87.8%에 달한다.

   
 

맥킨지 보고서 “전 세계 은행 3곳 중 1곳은 파산할 것”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컴퍼니는 전세계 은행의 3분의 1이 머지않아 소멸할 것으로 전망한다.

맥킨지가 발간한 ‘2019년 글로벌 뱅킹 연례 보고서’에서 전 세계 595개 은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약 60%가 최근 10년간 자기자본 비용에 못 미치는 수익을 냈다.

보고서는 “투자심리 악화, 성장세 둔화 등으로 뱅킹 산업은 업황 사이클의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세계 은행의 3분의 1이 다음 사이클 전에 소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일찍 0%대 금리에 들어선 일본은 현재 은행 산업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일본 은행업계의 수수료 체계 개편 논의’ 보고서에서 2018년 일본 은행들의 영업이익은 3조2000억엔(약 34조789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5년(약 6조4000억엔)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제로금리에서 현재는 마이너스금리까지 떨어진 일본의 기준금리는 은행의 전통적 수익구조인 예대마진을 완전히 무너트렸다.

특히 이자이익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 악화가 가팔랐는데 예대업무 중심인 지방은행은 결국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됐다.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금융기관간의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금리를 높이기도 힘든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 출처=The Banker

해결책은… 디지털금융·新사업 개척

구조적 장기침체와 초저금리에 해결책으로 디지털금융이 떠오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스마트폰 등장하면서 디지털 환경으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졌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금융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디지털화의 장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디지털 환경 하에서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린다.

먼저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대출 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평판, 성실성 등 정성적 데이터를 얻는다. 이를 통해 사업성을 갖춘 기업이나 개인을 찾아낸 다음 중금리 대출, 소규모 소액대출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현재 담보 위주의 정량적 데이터에만 의존, 대기업과 주택담보대출에 쏠린 개인대출 등에만 목매는 은행들에겐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된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기기를 통해 얼마나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다가올 미래의 금융사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된다. 은행들도 테크기업들과 협업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플랫폼을 구축하고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모델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6개 관계사가 참여한 오픈 API 플랫폼을 개발했다. 신한은행쏠(SOL)은 온리원 금융플랫폼을 목표로 은행 업무 이외에도 학군 정보, 야구경기 분석, 팟캐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시대 은행의 목적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며 “직원 재교육을 통한 디지털뱅커 양성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출처=The Banker

경비절감

은행들은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은행의 경비절감 노력은 눈여겨 볼만하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지점 1500개 이상을 폐쇄하거나 매각했다. 미국 상업은행 웰스파고는 앞으로 3년 내에 인력의 5~10%를 감축할 계획이다. 웰스파고는 현재 26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약 1만3500~2만6500명의 근로자가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7만9000명인 직원을 2026년까지 6만 명으로 줄이면서 지점 수도 2024년까지 500개에서 400개로 줄일 계획이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현금 사용이 줄면서 점포수, 고객응대 직원 줄어들고 은행은 대출과 금융상품 판매 창구의 역할로 변한지 오래됐다”면서 “많은 비용을 가지고 가는 은행들은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미국 대형은행인 시티코프는 건물임대료가 비싼 1층에는 기계화 무인점포를 놓았다. 임대료가 싼 2층에는 일반 사무공간을 두는 이중점포 전략을 구사해 비용을 줄였다.

일본의 대형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점포 밖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공동으로 쓰기로 했으며, 영국의 대형은행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바클레이스, 로이드는 ‘기업 금융 허브’라는 점포를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장영일 기자 jyi78@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3.26  15:22:46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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