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돌출입수술에 대한 저의 열정이 돌출입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20년 이상 성형외과 돌출입수술 분야를 이끌어온 서울제일성형외과 한상백 원장이 지니고 있는 수술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돌출입수술 권위자로 다수의 환자들이 찾는 한상백 원장을 ‘이코노믹리뷰’가 만나 환자와 수술,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술에 재능 보이던 학생, 환자 외모와 마음까지 풍요롭게 하는 의사가 되다

Q. 성형외과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글쎄요. 저는 무엇보다 성형수술을 할 때가 즐겁습니다. 요즘 워라밸(일과 여가의 밸런스)이란 신조어가 있는데요. 이 말은 사실 일(work)은 다소 괴로운 시간으로 보기 때문에 일을 끝내고 자기 삶(life)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의미잖아요. 여기에 대한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일 자체가 즐거워야 삶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유년 시절부터 중학교를 다닐 때까지 미술과 관련한 대회에서 다수의 수상을 했어요. 그림 그리는 것이 즐겁듯이, 돌출입수술, 광대뼈, 사각턱수술도 즐겁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수술은 의학적인 지식과 철저한 안전의 범위 안에서만 창조를 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Q. 지난 20년간 돌출입수술을 집도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돌출입수술을 할 때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제게 돌출입수술, 광대뼈수술, 사각턱수술은 산책길 걷듯이 늘 즐겁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과정들이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나는 대리석 안에 들어 있는 천사를 보았고, 그가 나올 때까지 돌을 깎아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수술합니다.

물론, 대리석과 달리 사람의 몸은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계속 깎아낼 수도 없습니다. 해부학이 허용해주는 범위 안에서만 최선의 조각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돌출입 수술에 대한 저의 집념, 정성, 열정이 돌출입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Q. 성형외과를 한 것에 후회는 없나요?

성형외과 전문의를 택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성형외과는 의학이라는 과학에 기반을 둔 분야 중 가장 미학적이고 창조적인 분야입니다. 물론, 미용성형이 창조적인 분야라고 해서 의사 뜻대로만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공인된 방법을 바탕으로 발전시킨 수술 노하우를 가지고, 환자가 원하는 형태를 최대한 반영하여, 미학적 관점에서 이상적 모양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숨겨져 있던 아름다움을 찾아낸다는 의미에서의 창조입니다. 그런 과정이 저는 즐겁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돌출입수술이 알려지지 않는 이유, 드라마틱한 변화 때문?

Q. 성형외과하면 쌍꺼풀, 코수술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인 돌출입수술에 집중하시는 이유가 있는지?

갑작스런 바이러스 사태에서 보듯이, 인생은 생각지 못한 일의 연속입니다. 성형외과를 전공할 때부터 나중에 나는 돌출입 수술만 해야지 하고 마음먹는 의사는 없을 것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선배의사의 제안으로 개원가에서는 거의 최로로 시작한 돌출입수술이 제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환자의 만족도가 큰 수술인 만큼, 의사의 보람도 큰 수술입니다.

생소한 분야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사실 돌출입 수술이라는 용어자체를, 예컨대 치아교정 혹은 눈, 코, 양악 수술에 비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사 친구들마저 돌출입 수술에 대해 이야기하면 양악수술과 동일한 것으로 잘못 이해하기도 할 정도니까요. 

돌출입수술이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드라마틱한 변화 때문입니다. 동일인이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다워진 후에는, 수술사실을 비밀로 하고 싶어지게 되는게 사람 마음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완전범죄로 아름다워진다고나 할까요.

Q. 돌출입수술의 효과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돌출입수술은 말 그대로 보기싫게 튀어나온 입을 넣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을 만병통치약이라고 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입의 변화에 따른 인상변화가 매우 큰 편입니다.

제가 돌출입수술을 막 시작했던 젊은 시절에는 수술 자체에 집중하고 미용적인 개선에 치중하느라, 환자의 삶이 변하는 것을 관찰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환자의 돌출입 뿐만 아니라 살아온 삶과 마음의 상처까지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20년 가까이 성형외과 돌출입수술 분야에 집중해오면서 깨달은 것은 외모의 개선을 통해 마음까지 아름답게 치유될 수 있도록 완성도에 중점을 둬야 하며, 이를 위해 의사의 예술가 적인 집념과 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Q. 돌출입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그리고 삶의 변화를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것인가요?

돌출입이 아닌 사람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말을 하고, 먹고, 표정을 짓는 입과 입술은 얼굴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입매 자체가 툭 튀어나온 사람의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심합니다.

돌출입은 부정교합을 동반하면서 기능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다 많은 경우에서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미용적인 이유에서 수술을 하게 됩니다. 다만 단지 돌출입 그 자체 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민과 상처를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튀어나온 돌출입은 외모에 한참 민감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수립해가는 학창시절, 원숭이나 개구리, 메기 같은 별명에 비유되면서 놀림감이 되기도 하죠.

많은 돌출입에서 가만히 있어도 화가 났냐는 질문을 받는다든지, 성격이 나빠 보인다고 오해 받는 일이 흔합니다. SNS에는 셀카나 사진이 필수인데요. 사진찍기 싫어하고, 헤어스타일에 제약도 있고, 활짝 웃지 못하는 컴플렉스를 가진 돌출입 환자가 많습니다. 돌출입으로 대인관계가 위축되는 등 자신감까지 떨어지기도 하죠. 이런 분들에 대한 고민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른 의사를 수술해주는 의사·의사가 선택한 의사

Q. 20년 가까이 돌출입과 얼굴뼈수술을 하는 성형전문의로 지내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케이스가 있으신지요?

저는 환자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환자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그게 수술하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원래 의사는 환자의 히스토리 테이킹을 하는 것이 원칙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환자 한 분 한 분의 스토리를 많이 기억하고 있는 편입니다. 수십 편의 칼럼으로 써놓기도 한 만큼 그중에서 한 가지를 꼽기는 어려운데요.

제게 돌출입수술을 하러 오면서 ‘엄마가 엄마를 사랑하러 간단다’ 라고 이야기 했다는 주부의 사연, 청각장애인 환자에게 돌출입수술을 해드리고 자판을 통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던 순간, 탈북민 대학생 여성을 돌출입수술 해드렸던 사연 등이 기억납니다.

탈북민 여성분은 10년전 한국에 목숨걸고 오셔서 악착같이 일해 땅을 구입하셨다고 해요. 그 땅문서를 들고 와서 돌출입수술을 해달라고 하셨었지요. 한국이 살만한 곳이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땅문서 같은 담보없이 수술해드렸습니다 수술 후에 수술비에 대한 약속을 지키셨어요.

제 돌출입수술의 개인적인 역사에서 가장 자부심을 느꼈던 것은 의사를 수술 해드린 여러 케이스를 경험한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모교인 S대학이 아닌 타대학 출신 구강외과(구강악안면외과) 의사에게 돌출입수술을 해드렸던 일이나, 타대학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전문의를 수술 해렸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분은 먼저 아내의 돌출입수술을 저에게 맡기고 나서 본인(남편)도 수술을 받은 경우였는데, 특히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저를 믿고 수술을 요청해올 때 오랫동안 돌출입수술에 전념해 온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