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고나커피 인증샷. 사진=독자제보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카페 대신 집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홈카페족’이 늘었다. 그 중 ‘400번 저어 만든 커피’로 입소문이 난 ‘달고나커피’가 SNS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들은 발 빠르게 흑당에 이어 ‘달고나’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외출이 제한되자 집에서 단순작업으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홈카페와 관련된 용품들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거나 콩나물 키우기 등 식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G마켓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홈카페 관련용품 판매량이 전월보다 평균 27.4%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 판매 신장률은 ▲에스프레소 머신 47% ▲캡슐커피 31% ▲전동그라인더 29% ▲드립커피머신 21% ▲커피메이커 9% 등이다.

▲ 다이소 거품기를 활용한 달고나커피를 만드는 모습. 출처=유튜브 영상캡쳐

특히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달고나 커피’다. 이는 어릴 적 학교 앞에서 설탕과 베이킹소다로 만들어 팔던 ‘달고나(뽑기)’ 맛과 똑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유행하기 시작해 ‘코로나 커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처음에는 400번 이상 손으로 저어서 만들어야 한다는 제조법 때문에 유행처럼 번져갔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스턴트 원두커피 두 스푼에 설탕 두 스푼, 뜨거운 물 두 스푼을 넣고 숟가락이나 거품기로 빠르게 휘저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황금빛의 크림이 완성되면 우유 위에 올려 섞어 마시면 된다.

직접 달고나커피를 만들어 본 홍지원(여·28)씨는 “코로나 덕분에 시간이 없어서 못하던 홈카페를 최근 완전히 즐기고 있다”면서 “그 중 SNS에서 유행하는 달고나커피를 집에서 따라해 블로그에 올리니 반응들이 좋다”고 말했다.

▲ 인스타그램에 #달고나커피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4만5000개의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출처=인스타그램 캡쳐

현재 SNS 인스타그램에는 #달고나커피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4만5000개의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인들 뿐 아니라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너도나도 인증샷을 올리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한 유명 유튜버가 달고나커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다이소 전동 거품기도 현재는 품절된 상태다.

다이소 미아사거리점 매장 관계자는 “달고나커피 때문에 지금 거품기가 다 품절이다. 본사에도 재고가 없어서 매장에 언제 들어올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달고나커피 반응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자 기업들도 재빠르게 관련 신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카페베네’는 봄 시즌을 맞아 바삭한 식감이 일품인 달고나의 달콤 쌉싸름함이 담긴 ‘달고나 라떼’를 선보였다.

농심은 지난 10일 음료가 아닌 과자에 달고나를 접목시키면서 ‘쫄병스낵 달고나맛’을 출시했다. 쫄병스낵 달고나맛은 기존 제품에 달고나 맛을 추가하고 별사탕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패키지는 뉴트로 콘셉트를 적용해 추억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농심 관계자는 “SNS에서 달고나를 활용한 홈 카페 레시피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간편하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달고나맛 쫄병스낵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 쫄병스낵 달고나맛 제품. 출처=농심

흑당에 이어 새로운 식품 트렌드는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어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얼어붙은 유통업계 분위기에 소비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 유행하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분위기를 환기시켜 코로나19 국면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해 일렁이는 소비자들의 반짝 심리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흑당은 식품업계는 물론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현재까지도 관련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고나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흑당의 인기는 다시 식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달고나커피는 집에서 시작된 음료이기에 프랜차이즈 업계로 범위가 넓어져도 당분간 홈카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