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이후 투자자들이 유로화를 집중 매입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1.8% 상승했다.     출처= Wikimedi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 19가 아시아를 벗어나 전세계로 확산된 이번 주, 예상과 달리 유로화의 대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지난 주말 이후 투자자들이 유로화를 집중 매입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1.8% 상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동안 투자자들은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글로벌 위기감이 고조되면 유럽이 빠른 시간 내에 자금의 피난처가 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유로화를 사들이지 않았었다.

분석가들과 투자자은 이러한 시장의 직관적 움직임이 캐리드레이드의 청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캐리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값싼 유로를 빌려 온 투자자들이 최근 시장 혼란 속에서 자산을 매각하고 유로화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홀딩스(Nomura Holdings)의 조단 로체스터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항상 이성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재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유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 차가 축소되는 등 동력이 개선됐음에도 유화가 계속 달러에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은 당혹해 했다. 이론상으로는 달러화가 약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20일 저점을 찍은 후, 달러 대비 2.4%, 랜드(Rand)화 대비 5.9%, 페소화 대비 7.8%나 뛰었다. 이는 스위스 프랑이나 일본 엔화처럼 세계가 더 위험해 보일 때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이른바 안전통화와 비슷한 양상이다. 프랑은 20일 이후 달러 대비 2% 상승했고 엔화는 3.1%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헤지펀드들이 유로를 팔고 다른 멕시코 페소와 남아프리카 랜드화 같은 고금리 통화를 사들였다가 이번 주 들어 거래량을 반전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유로화 숏커버링(short covering, 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도 유로의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케스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명확하게 유로에 대해 숏포지션이었으며, 월말에도 숏커버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상하고 이에 따라 유로화가 다음 주에는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의 로체스터 전략가는 "유로는 신흥 시장에 비해서는 안전통화였고, 한동안 캐리트레이드 펀드 제공자였다. 그러나 이것이 중기적으로 유로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