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홈쇼핑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제히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백화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홈쇼핑은 매장에 상주해야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봄을 앞두고 신제품 출시로 활발하던 업계 분위기는 당분간 가라앉을 전망이다.

28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 CJ ENM 오쇼핑 부문(이하 CJ오쇼핑), GS홈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공영홈쇼핑 등 대부분의 홈쇼핑사들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이러한 업계의 조치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대응 단계도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자 최대한 임직원 감염 가능성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NS홈쇼핑은 지난 24일부터 업계 중 가장 빠르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에 돌입했다. 재택 근무 기간은 아직 별도의 공지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CJ오쇼핑은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생방송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다만 생방송 특성상 일부 필수 인력은 정상 출근하고, 이를 제외한 직원들은 자택에서 노트북과 컴퓨터, 메신저 등을 활용해 근무한다.

GS홈쇼핑도 지난 27일부터 다음 날 6일까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업무상 재택근무가 가능한 임직원들만 해당되며, 마찬가지로 생방송과 관련된 인력은 정상 출근하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도 폐쇄됐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방송 제작을 위한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은 자택에서 노트북, 메신저, 유선 등을 활용해 근무하게 된다.

현대홈쇼핑은 이번 주부터 임산부와 어린이집 휴원, 초등학교 개학 연기로 자녀 돌봄이 필요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유연근무제를 확대 운영해 왔다.

홈쇼핑 사들이 너도나도 재택근무에 들어가자, 업계는 이제 막 시작한 S/S 시즌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제조사가 내놓은 시제품을 평가하고 판매를 계획하는 상품기획자(MD)도 재택근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미팅이 잦은 MD들의 발이 묶이면서 신제품 출시 관련 미팅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 서울 영등포구 GS홈쇼핑 한 직원이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0번째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국내 첫 직장 폐쇄에 돌입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이는 협력사도 마찬가지다. GS홈쇼핑은 지난 6일 직원 중 한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사옥 폐쇄와 동시에 생방송을 중단하고 3일 동안 재방송으로 대체한 바 있다. 당시 이러한 어수선한 분위기는 업계에 적지 않은 민폐를 끼쳤다.

외부 미팅이 많은 MD들은 미팅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오고, GS홈쇼핑 사옥과 비교적 가까이 위치했던 롯데홈쇼핑은 아예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신제품 출시를 위해 협력업체들과 외부 미팅을 해야 하는 MD들이 발이 묶이면서 신제품 편성보단 기존 계획된 제품 편성과 재고가 확보된 생활용품 위주로 방송이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오쇼핑의 협력업체 관계자는 “얼른 신제품과 관련해서 미팅을 해야 방송 편성도 이뤄지는데, 미팅 자체가 자제되고 있는 상황 속에 재택까지 들어가니 답답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재택근무 도입 후 직원들의 불만도 생겼다. 명목상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과 관련된 영상, 그래픽, 음향팀은 계속해서 정상 출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순환 근무를 논의 중이지만 결국은 무산된 기업도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방송관련 팀은 정상 출근해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는 필수 인력으로 구분해 출근시키면서 매출과 관련한 성과급이나 연봉협상에 있어서는 매출에 영향력이 없는 찬밥 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