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분양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 4월 이전에 분양을 목표로 서둘러 왔다. 앞서 청약 이관 작업으로 본격적인 분양은 2월부터 예정돼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여파로 분양 시기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요자들의 신축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분양시장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독 들썩였다. 서울 주요 지역 내 분양 단지 중 입주를 앞두고 있는 단지들은 최초 분양가 대비 2~3배 이상이 뛴 상황이다. 주요 단지 매물은 가뭄에 콩나듯이 한두개 나오는게 다라고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앞으로 서울 분양권 시장은 더욱 얼어 붙을 전망이다.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막아 놓은 2017년 '6.19대책'으로 폐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가능한 분양·입주권도 실종 위기" 


정부는 2017년 6월 19일, 서울 21개구 민간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을 1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강화했다. 2017년 6월 19일 이후 분양한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전매제한을 적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 3월 입주하는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이후로는 서울 분양권 시장은 닫히게 된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3일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84.97㎡이 9억8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신월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84㎡이 매매가 10억5000만~11억원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3일 거래되고 나서 10억6000만원에 한 건이 더 거래가 된 상황이다. 

▲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 건수. 출처 = 서울 부동산 정보 광장

거래 가능한 물건도 없고, 앞으로는 분양권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내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는 2017년 '6.19대책'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1.6대책과 12.16대책 이후로는 분양권 거래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 신길뉴타운 내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권은 나와도 한 두개씩 간혹 나온다"며 "지금 있는 물건도 하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내 분양권 거래는 한 두개씩 매물이 나오는 와중에 호가만 뛰는 상황이다.


입주 앞둔 대단지, 최초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급등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단지로는 1월 노원구 상계동 ‘상계역센트럴푸르지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송파구 방이동 ‘에비뉴잠실’,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다. 2월에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과 동대문구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동작구 사당동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서대문구 남가좌동 ‘래미안DMC루센티아’,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다. 

▲ 신길뉴타운 내 아파트 단지. 출처 = 네이버 거리뷰

현재 입주하는 단지가 위치한 신길뉴타운 내 분양·입주권 거래는 총 5개 단지가 이뤄지고 있다. 신길 5구역 '보라매SK뷰'와 8구역 '신길파크자이', 9구역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12구역 '신길 센트럴자이'다.

그 중 보라매SK뷰는 지난 1월 30일부터, 센트럴자이가 그 뒤에 입주를 시작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단지는 3월 말까지 입주를 마치게 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보라매SK뷰' 84㎡ 분양권은 1월 22일 1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4억8000만원에 물건이 나왔지만 거래는 안됐다"며 "그 뒤로는 14억2000만~14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초 분양가가 84㎡이 6억7000만원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 2배 이상은 뛴 것이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신촌그랑자이'는 물건 자체가 없다. 59㎡가 13억9500만원에 거래가 됐다. 현재 호가는 15억5000만원에 이뤄지고 있다. 2016년 분양 당시 해당 전용면적이 6억3700만~6억6000만원에 거래됐으니 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2배 가량 오른 것이다.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고덕 아르테온'은 최초 분양 당시 84㎡는 7억3496만~8억5697만원 선이었다. 지난해 11월 14억3000만원에 거래가 됐고, 올해 1월 28일 14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매물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호가가 17억원 선까지 나와 있다. 

▲ 고덕 아르테온 전경. 사진 = 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수도권 규제지역 분양권 시장 활성화 곤란


정부는 지난 '2.20대책'에 수원 장안·권선·영통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팔달6구역 재개발 단지 분양 현장에서 만난 한 수요자는 "이제 투자자들에게 남은 지역은 팔달구 재개발 단지 밖에 없다"고 한 만큼, 청약 당첨일로부터 6개월 이후 분양권 전매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메리트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원에서 분양권 거래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2.20대책'으로 수원 팔달구를 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킴으로써 전매제한 3지역(당첨일로부터 공공택지 1년, 민간택지 6개월)에서 1지역(소유권 이전등기일)까지 올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 중 지역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거나,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분양권 수요가 유입될 수는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규제지역의 경우 분양권 시장 활성화는 어려워보인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소유권등기 이전까지 거래를 못하도록 막아 놨으니 서울과 같은 규제지역에서 분양권 시장이 활성화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대전광역시처럼 올해도 유망한 비규제지역 중심으로 활발하게 분양권이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남 거제 같은 경우 조선업이 얼어 붙으면서 지역경제가 어려웠다"면서 "지금까지 분양권 거래가 0에서 1건이었는데 지난달 분양권 거래량이 200건이 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