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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답이다] “2025년 국내 철강소비 정점… 스마트화에 답 있다”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경영컨설팅센터 철강전략Cell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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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성 연구위원은 철강업의 돌파구로 메가 트렌드에 따른 신수요와 스마트화를 제시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최근 세계 철강사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와 중국 경기 부진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하나는 철강산업 내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산업 간의 문제다” 

지난 2월 25일 이코노믹리뷰가 만난 박현성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인 철강시황 부진 현상과 관련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현성 연구위원은 1994년에 포스코경영연구원에 입사, 20여 년간 철강산업을 연구해온 철강분야 전문가다. 현재는 포스코경영연구원 경영컨설팅센터 연구위원으로서 철강전략 Cell 리더직을 맡고 있다. 그는 그간 국내외 철강산업 전반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철강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앞장서왔다. 

철강시황 악화… 핵심은 ‘중국’

그는 “산업 내의 문제든 산업간 문제든 핵심은 ‘중국’”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중국이 과잉능력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정책은 ‘등량도태’와 ‘설비치환’이다. 즉, 능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효율이 떨어지는 설비는 없애고 이를 최신예 설비로 교체하는 것이다. 경쟁자 입장에서는 더 크고 강한 놈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철강산업내 중국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따라잡을 수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조강 생산량은 18억6990만톤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9억9630만톤을 기록, 전년대비 8.3% 증가했다.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53.3%다. 

그러다보니 세계 철강 업황을 중국을 떼놓고 볼 수 없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우선 그는 철강산업 내의 문제로 중국의 수요 둔화를 꼽았다. 이로 인해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철강사들은 치열한 가격경쟁에 내몰렸다. 

또한 산업간 힘의 불균형도 철강시황 악화를 가져왔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철강의 후방산업인 원료산업은 과점화가 진전돼 철광석의 경우 상위 3개사가 글로벌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철강의 전방산업인 자동차의 경우에는 상위 10개사가 70%를 차지하는 과점시장이다.

그러나 철강의 경우 상위 10개사를 합쳐도 글로벌 시장의 20%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원료가격이 올라도 철강사들은 수요산업에 가격을 전가하기 어렵다. 

철강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중장기적으로 철강 수요도 줄어들 전망이다. 박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속에 탈세계화, 저출산·고령화, 도시화와 디지털화, 친환경 순환경제의 확산이 예상된다”며 “세계 인구 감소와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은 전반적인 철강소비의 정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세계 전체적으로는 선진국과 그 동안 수요증가를 견인해 왔던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국내도 탈제조업의 해외이전 영향으로 철강수요 증가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 2025년 전후가 국내 철강소비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전세계 등대공장. 출처=포스코

철강업, 스마트팩토리로 돌파구 찾아야

그는 부진한 철강산업의 돌파구로 메가 트렌드에 따른 신수요와 스마트화를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도시화에 따른 메가 시티, 그린 시티의 증가와 초대형 건축물의 증가, 친환경 강화에 따른 에너지 인프라의 투자 증가 등은 건설용 강재나 에너지용 강재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AI 기반의 디지털화는 스마트 기반의 생산 프로세스의 최적화나 수송·유통 방식의 변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는 기존대비 10~20%의 생산성 증대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철강사들의 부진한 실적가운데 포스코가 선방한 이유도 스마트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아직 지난해 경영실적 확정치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철강사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인 아르셀러 미탈과 3위인 일본제철은 대규모의 자산손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8.5%로 꽤 선방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철강사들은 글로벌 공급 과잉 심화, 미중 무역분쟁이 불러온 악재 등이 쌓이며 직격타를 맞았다. 세계 최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의 경우 2018년 2분기 11.8%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0.8%로 수직 하락했고, 이 같은 분위기는 3분기에도 지속됐다. 바오산 철강 역시 2018년 3분기 1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 와서는 4.9%로 반토막이 났다. 포스코 또한 대외 경영환경의 악화로 이익률이 줄어들긴 했으나 타 철강사들의 감소폭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양새를 기록했다. 

월드 탑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 요인과 함께 스마트화가 포스코 실적 방어의 주요공신 이었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 2016~2019년 사이 포스코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과제 321건을 수행했으며, 당시 252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 

또한, 스마트화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다보스포럼으로부터 등대공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등대공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장을 말한다. 포스코가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은 국내 기업으로서 최초였을 뿐 아니라 세계 철강사 가운데도 최초였다. 

박현성 연구위원은 “이전까지 세계의 등대공장으로 등재된 공장은 총 16개에 불과했다. 이 마저도 지멘스, BMW, 존슨앤존슨 등 주로 선진국 기업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들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상호협력을 통한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보스포럼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박현성 연구위원의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시, 전 세계 및 한국 경제 타격 불가피”

박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과거 2003년 사스때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파급력이 미미했다. 그 결과 중국과 동남아의 단기 충격 이후 V자 반등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당시 4.3%에서 현재 16%로, 제조업의 경우 10.7%에서 31%로, 교역은 4.8%에서 12%로 늘어났다. 이에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동북·동남아 지역의 동반 악화로 2009년 이후 최저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 경제의 피해도 우려된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핵심 투자처라는 점에서다. 지난해 기준 한국 총 교역량의 23%는 중국과 이뤄졌다. 또한 반도체 등 핵심사업의 대중 투자 확대로 양국 밸류 체인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 밖에 외국인 고용과 관광 수입에서도 중국인 비중이 압도적이며,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기업을 중국과 연계해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연구위원은 “중국 소비 감소로 한국의 대중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스마트폰 등IT 소비가 대폭 위축될 것으로 본다. 이 밖에 대중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LCD 등도 영향을 입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겠지만 포스코는 고급 자동차 강재와 친환경 강재 등 프리미엄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인도와 동남아 등 성장시장에서의 니즈 확보를 통한 양적 성장도 동시에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스마트화의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등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you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3.08  15:01:28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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