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천지대구교회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6일 31번 확진자가 참석한 신천지 예배에서 대규모 접촉과 노출이 일어났고, 잠복기가 지난 감염자들이 최근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26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146명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가 597명으로 52.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청도대남병원 관련자는 이날 병원 직원 1명이 확진자로 추가되면서 총 114명으로 집계, 전체 확진자의 약 10%에 해당했다.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을 합친 711명은 전체의 62.1%로 절반 이상이 넘는다.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대부분이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에 기인한 것으로, 두 곳에서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대구·경북 환자 증가세도 이에 비례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기준 대구에서 677명, 경북에서 268명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됐다.

중대본은 대구와 경북 청도 등 감염병특별관리지역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특히 이달 16일 접촉·노출된 감염자가 차례로 확인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구·경북 환자가 굉장히 많은데 대부분이 신천지대구교회 명단에 있는 분들이 검사를 진행하면서 양성으로 확인된 사례"라고 말했다.

31번 확진자는 신천지대구교회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사례로 집단감염의 슈퍼전파자로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증상이 경미한 초기부터 전파력이 크다. 신천지대구교회는 밀폐된 공간에서 신도 간 밀접 접촉이 이뤄져 대규모 확산을 낳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정 본부장은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그분들로 인한 소규모 유행 또는 그분들의 가족 내 전파, 신도의 가족이 의료기관이나 시설에 종사한 데 따른 노출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천지대구교회 집단감염이 타 지역의 소규모 유행을 유발하고 가족·종사자의 2·3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날 저녁 전국 신천지 신도 21만200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방역당국은 발열·기침 등 증상 보이는 신도부터 검사할 계획이다. 또 대구 외 지역의 확진자 역시 신천지대구교회와의 연관성을 우선해서 확인할 방침이다.

중대본은 신천지대구교회 포함 전국의 신도들에게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없더라도 외출을 자제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진행하는 종교행사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