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의 미래형 전기차 컨셉트카 프로페시. 출처= 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내달 열리는 2020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상품성을 적극 어필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주요 전시회 및 박람회가 줄줄이 취소되는 한편 기업의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현대차·기아차는 일단 제네바로 날아가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차 관계자는 "참여는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현장에 공개할 라인업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90회를 맞은 제네바 모터쇼는 완성차의 최신 트렌드와 미래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컨셉트로 진행돼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각사별 브랜드의 역량을 전세계 시장에 과시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7일 <이코노믹리뷰> 취재 결과, 현대차·기아차는 내달 3~1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i20, i30, 프로페시, 쏘렌토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미래 전략 라인업이 핵심이다.

국내 업계에서 예측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차의 제네바 모터쇼 라인업에는 제네바 모터쇼의 컨셉트가 충실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차 라인업 가운데 i20, i30 등 해치백 시리즈는 모터쇼 개최지인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이다. 현대차는 작년 유럽에서 i20, i30 등 2종을 각각 8만730대, 7만5899대씩 총 15만6629대 판매했다. 같은 기간 전 차종의 유럽 판매량 53만6106대 가운데 29.2%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는 두 모델의 주행성능 뿐 아니라 연비 효율을 높임으로써 상품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페시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전기차 특성에 맞게 반영한 컨셉트카다. 현대차가 현재 미래 먹거리 소재로 육성하고 있는 전동형 자동차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공기저항성을 개선한 디자인을 스포일러, 리어램프 등 외관 요소에 적용한 점 외엔 현재까지 알려진 세부 정보가 없다.

▲ 기아자동차의 4세대 신형 쏘렌토. 출처= 기아자동차

기아차가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신형 쏘렌토는 저공해성을 강조한 트림을 갖춘 중형 SUV라는 점에서 제네바 모터쇼의 컨셉트과 궤를 같이 한다.

쏘렌토의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은 16만9701대로 SUV 라인업 가운데 스포티지(35만5790대)에 이어 가장 많이 팔렸다. 니로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기아차는 이번 쏘렌토에 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는 처음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트림을 도입했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을 단 주요 외국 중형 SUV로 벤츠 GLC, 렉서스 NX, 볼보 XC 60 등이 꼽힌다. 기아차는 경쟁 모델 대비 보급형에 가까운 쏘렌토의 가성비와 친환경성을 동시에 앞세워 해외 시장에 어필할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차·기아차 뿐 아니라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한 다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도 유사한 전시 컨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모그룹 브랜드 르노와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제네바 모터쇼에서 각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하나씩 선보인다. 르노 메간 PHEV, 폭스바겐 투아렉 R은 각 브랜드별 기존 주력 모델에 PHEV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브랜드의 기존 인지도와 친환경 기술 역량을 홍보한다.

국내 판매량 기준 수입차 1위 벤츠의 글로벌 본사도 고성능 브랜드 AMG의 내연 기관 모델 3종과 컴팩트 사이즈 PHEV 1종, 상용 밴 모델 1종, 미래형 컨셉트카 비전 AVTR 등 6종을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의 라인업을 통해 현대차·기아차가 내연기관·전동형 차량에 관한 역량을 동반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기준 전세계 차량의 99%를 차지할 만큼 보편적인 내연기관차를 진화시킴으로써 친환경성을 더욱 개선하는 동시에 미래 수익원인 전동형 차량을 상용화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 ‘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 성장기반 강화를 위한 제언’을 통해 “현대차·기아차를 비롯한 국산차 업체들은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동형·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해야 하는 등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