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2.20 대책 이후 '풍선효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수요 억제 규제책은 반드시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쏠린다는 전망 때문이다. 지방의 비규제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1순위 청약 조건, 분양권 전매 제한,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과 대출 한도 등 각종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더구나 이번 대책으로 경기 남부권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잡혔다. 

분양 업계에서는 '제2의 수도권'이 된다며 충청권과 강원권을 찍었다. 특히 강원도 원주시는 2023년 경강선 여주~원주 구간이 개통되면 판교역까지 50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서울 접근성이 확보되는 지역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원도 지역에 '풍선효과'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꼬집었다. 


강원도, 미분양 감소세라고 하나...


▲ 강원도 원주시 아파트 외지인 매매거래 현황. 단위 = 동(호)수 출처 = 한국감정원

강원도 지역은 미분양이 최근 다소 해소된 모습을 보였다. 강원도청이 제공한 '미분양 공동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945호였던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4964호로 줄었다. 미분양 해소에 원주시가 큰 역할을 했다. 900호 이상의 미분양 물량 해소가 이뤄져 수치가 크게 올라갔다. 지난해 12월 1763호였던 원주시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638호로 크게 줄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원도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3월 3째주부터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올해 2월 2째주 0.10% 상승을 보였다. 그리고 2월 3째주 0.17%로 급등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원주시에 외지인 거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주는 규제지역이 아니라 전매가 가능하다. 한국감정원 월별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42호에서 8월에는 48호, 11월은 75호로 늘어났고 12월에는 172호가 거래됐다. 원주시 무실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강원도 지역 중 속초가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벗어났다. 지난 26일 GS건설은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 일대에 '속초디오션자이'가 3월 분양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해당 단지가 바다가 보이니 서울에서 오는 수요자들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자는 "속초 아파트에 프리미엄(웃돈)이 붙으려면 바닷가가 보여야 한다"면서 "세컨드하우스 문의도 꾸준히 온다"고 전했다. 


"주택 시장 활기 아직, 확신 없어"


▲ 강원도 원주시. 출처 = 네이버 거리뷰

강원도 부동산 시장은 아직 활기를 띄긴 이르다는 평가다. 토지보상 및 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강원도는 평창 올림픽 이후에 급랭이다"며 "강원도 땅값을 견인하는 원주에 주택이 아직 미분양이 있다. 영서지역 토지시장은 원주와 춘천이 견인한다고 봐야 하는데 마땅한 호재도 없고 주택 경기 침체도 있으니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택 시장 관련 전문가들은 미분양 해소에 대해 아직까지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규제로 강원도로 내려와 미분양 매입 수요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 면서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 때문에 강원이나 충청까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강원도 같은 경우 풍선효과가 나타나려면 지역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야만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가격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대출 규제가 해당 되는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이다"며 "시장에서 말하는 풍선효과는 수도권이나 지방 광역시 단위에서 투자 수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고 말했다. 

임 수석연구원은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강원도 주택 가격이 많이 빠졌는데, 시장이 계속 가라 앉을 수는 없지만 조금씩 살아난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시장 분위기를 타면서 살아나는 낌새가 보일 수 있겠지만 아직 '풍선효과'라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