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꾸 생각나는 매운 맛,'국민간식' 떡볶이. 제공=365mc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한국인은 유독 '매운 맛'을 선호한다. 불닭소스를 가득 비빈 라면부터 마라탕 열풍에 이르기까지 매운 음식을 주로 즐긴다. 심지어 매운 맛을 무기삼아 다이어트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과연 '매운 맛 다이어트'는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비만클리닉 365mc 노원점 채규희 원장은 "간단히 말하면 'YES'다"면서 "허나 뭐든 과도할 경우 'NO'가 된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매운 맛이 체중 감량 효과를 내는 이유로 '캡사이신'을 꼽았다. 고추에 많이 들어있는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태우는 성분으로 알려졌다. 캡사이신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면 체온이 올라가고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지방분해도 촉진되는 원리다.

또 미국 와이오밍대 약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저장하려는 '백색지방'이 열량 소모를 늘리는 '갈색지방'으로 바뀌도록 돕는다.

한편 매운 음식은 보통 다른 음식에 비해 먹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 역시 다이어트에 유리한 점이다. 음식을 천천히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사흘 이상 매운 음식을 찾는다면 이는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 차원이 아닌 중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이어트 효과는커녕 위장질환 또는 비만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채규희 대표원장은 "캡사이신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성분인 만큼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을 자극한다"며 "매운 음식을 잔뜩 먹은 다음날 화장실에 자주 간 기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매운 요리는 대부분 고칼로리 음식이 소스와 버무려진 경우가 많으므로 섭취자가 소스만 먹지 않는 이상 비만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채 대표원장은 떡볶이, 낚지볶음, 불닭, 마라탕 등이 모두 고칼로리·고탄수화물 재료가 곁들여진 것이라고 지적하며 "양념에는 캡사이신 뿐 아니라 설탕 등 다양한 첨가물과 유화제·보존제가 들어가 오래 섭취하면 건강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규희 대표원장에 따르면 '매운 맛'의 효과를 맹신하며 많이 먹는다고 살이 무한정 빠지지 않는다. 캡사이신이 연소하는 열량은 소량에 불과하고, 결과적으로 탄수화물과 지방 등의 과섭취로 이어져 오히려 다이어트에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매운 맛, 건강하게 즐기고 싶다면? 위장 자극이 덜하도록 매운 맛을 중화하는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우유와 달걀이 대표적이다. 캡사이신의 위장 자극을 감해줄 뿐만 아니라 단백질까지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다.

채 대표원장은 무엇보다도 '적정량 섭취'를 원칙으로 지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