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일제 임시 휴업을 진행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유통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 방문 유통 매장들의 휴점이 늘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신규 점포의 오픈을 연기한 백화점도 나왔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부산 동래점이 긴급 휴점에 들어갔다. 해당 점포는 지난 21일 코로나19의 31번 확진자가 1시간 20분 가량 방문한 바 있다.

오프라인 매장 영업중단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지면서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식품관 한정)이 휴점 백화점 명단에 올랐다. 신천지 교회와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는 이마트 과천점 역시 영업을 중단했다

이달 들어 코로나 19로 휴업에 들어간 매장은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전주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이마트 성수, 마포공덕, 군산, 부천, 고양킨텍스, 칠성, 대구비산점 ▲롯데마트 송천, 청주 상당, 대전 노은점 ▲홈플러스 전주 효자, 광주계림점 등이다. 대부분의 매장에 한 번 이상의 휴점이 있었다.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서울, 제주점 ▲신라면세점 서울, 제주점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지난 10일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 등 3개사가 전국 대부분의 매장을 일괄 임시 휴점한 것을 더하면 이달에만 126개 이상의 대형 점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 한산한 스타필드 고양점 사진=박재성 기자

영업중단이 이뤄지면서 유통업계의 피해액도 커졌다. 백화점 업계의 경우 ▲2월 10일 총 휴업 약 1000억원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300억원 ▲현대아울렛 송도점 10억원 등을 대략적으로 산정하더라도 총 피해액은 15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대형마트의 피해도 크다. 마트의 일매출을 4억원 수준으로 산정하고, 현재까지 이뤄진 휴점일을 각 매장별 4일로 보면 200억원 가까운 피해액이 산출된다. 백화점과 마트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추가 운영 중단에 돌입할 확률이 높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타격도 크다. 신라면세점 본점과 제주점은 이달 5일간 휴업했고, 롯데면세점 역시 본점과 제주점이 각각 3일과 5일간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의 일 매출(약 150억~200억원), 제주 시내 면세점 일 매출(약 40~50억원)임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해도 피해액이 2000억원에 이른다.

▲ 마스크를 찾고 있는 고객. 사진=임형택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달 26일이었던 광교점 오픈 일정을 오는 3월로 미뤘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이뤄진 소비위축과 협력업체 상황 등이 고려된 결정이다. 갤러리아 광교는 오픈 전까지 방역과 위생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녀간 것 만으로도 고객과 근로자들이 불안해하고, 정부 역시 영업중단을 권유하는 상황”이라며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긴급 휴점이 빈번하게 일어날 경우 존속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보다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지만 이는 전국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코로나19의 이슈가 국내에 집중돼 있고, 이에 대한 공포도 크기 때문에 보다 긴 시간 후에야 매장이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