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가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번지자 정부의 대응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출입 자체를 막지 않는 선에서 대구 및 경북 지역을 봉쇄하는 한편 마스크 사재기 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코로나19 감염의 근원지로 부상한 신천지 시설을 폐쇄하는 한편 신속한 예비비 집행,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몽골기병 카드 꺼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관건은 속도전이다. 당정청 협의회에서는 정부가 몽골기병처럼 빠르게 움직여 사태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경북지역 봉쇄조치가 논의됐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봉쇄 조치는 정부 측에서 고민하고 있으며 이동 등의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우한처럼 이동 자체를 완전히 막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일단은 지역 출입 자체를 막지는 않는 수준으로 보인다.

이제는 생활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는 마스크 확보에 대한 대책도 거론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마스크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신규소재 검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생산원가를 보장해 생산량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국내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26일 0시부터 마스크 수출제한 조치에 들어간다. 나아가 공적판매처로 의무 출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가격이 널뛰기를 거듭하자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생산량의 절반을 국내 우체국이나 IT 쇼핑몰로 소화하고 수출 10% 제한을 거는 조치도 단행될 전망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음주까지가 코로나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골든타임"이라면서 "매뉴얼을 넘어선 고강도 조치를 취할 순간이며, 국무회의에서 마스크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직접 공급하는 방법을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다중집회 관리 방안도 마련했다. 시급하지 않은 사안의 경우 필요성이 낮은 행사는 연기, 혹은 취소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 현행법 체포 등 엄정한 대응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신천지 시설 폐쇄 등 선제적인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박재성 기자

예비비 신속 집행...추경 논의 본격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사회 감염 위험도가 높아지는 한편, 국내 경제가 휘청이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정부가 긴급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발등의 불을 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는 이유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예비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정청 협의회에서 "우리 경제의 소비·투자·수출 둔화를 적극 보강하기 위해 행정부는 자체적으로 신속히 취할 수 있는 1차 패키지 대책 마련에 총력할 것"이라면서 "추경을 기다릴 필요 없이 2조원의 예비비를 하루라도 빨리 지원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야당과 협의해 긴급재정명령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2조원의 예비비를 우선 투입하고, 이를 대구 및 경북 지역에 집중시켜 급한 불을 끄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1차 패키지 정책을 금주 내 발표하며 추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취지다.

추경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3일과 24일 연이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조속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24일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비상한 경제시국에 대한 처방도 특단으로 내야한다”면서 “예비비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것에 더해 필요하다면 국회의 협조를 얻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도 준비가 끝났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김한표 미래통합당·장정숙 민주통합의원모임 수석부대표와 회동을 갖고 코로나19대책특위를 결성한 가운데 추경 국회 본회의 통과는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25일 당정청 협의회에서도 조속한 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가 나온 가운데, 정부의 몽골기병 카드 성공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