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전국 단위로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배송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인 규제에 막혔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2~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쿠팡, 마켓컬리의 주문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쿠팡의 경우 지난 21일 주문량 폭주로 앱 장애를 빚었고, 마켓컬리는 서비스 초기 화면에 일부 지역 배송불가를 알리는 공지를 띄웠다. 양사의 인기 신선식품은 조기 마감되는 등 제품을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쿠팡의 경우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주문이 크게 늘었다. 쿠팡 관계자에 따르면 19일 기준 대구·경북의 주문량은 평소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접속자 수는 보다 확대되고 있다. 

반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이용자는 크게 줄었다.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는 고객이 많아졌고, 확진자가 방문했거나 방문이 의심되는 매장의 경우 임시휴업과 전체 방역을 시행해야하는 등 영업 요건도 좋지 않아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송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규제에 막혀 발을 넓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트 3사는 자사 물류센터와 점포들을 기반으로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성, 배송차량을 사용해 신선식품과 공산품을 배송하는 구조를 갖췄지만 운영 형태, 시간 등의 규제로 인해 활동 범위가 한정된 탓이다.

특히 코로나19 이슈가 불거진 현재에는 대형마트 규제에 묶인 '의무휴업' 기간 '배송금지'다. 규제에 막힌 대형 마트들은 휴무일의 익일 제품을 배송하고 있지만 한번에 몰려드는 주문량을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영역에서도 주말 영업을 하지 못하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이달 23일 서울 및 경기도에 위치한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이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면서 쿠팡과 마켓컬리의 접속자가 급증하기도 했다. 배송이 몰리자 마켓컬리는 접속 초기화면에 배송마감 공지를 올렸고, 쿠팡의 로켓프레시는 적지 않은 제품들이 품절됐다.

반면 배송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지난해 6월 이마트는 수천억원을 들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일평균 온라인 주문건수 13만건 중 5만건은 지역 점포에서 담당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오후 8시에 주문해도 당일 배송받을 수 있는 ‘야간배송’서비스를 시범 도입했고, 홈플러스 역시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커머스 접속 경험이 늘고, 장기적으로 시장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의 이용이 줄어드는 반면 이커머스 업체들을 구매자들이 몰려 주문량이 폭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접속하던 소비자들에 더해 신규 유입자들이 늘어난 것은 잠재적으로 이 시장이 더 커지고, 다양한 고객이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는 그 자체로 비상사태로 볼 수 있고, 이에 이커머스 시장은 크게 확장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라며 "현 시점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규제를 이어가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고, 이에 한시적으로라도 규제를 완화해 줘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에서 이뤄지던 직접배송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대형마트3사 모두 관련 인프라를 확충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배송되는 신선식품들의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경험이 쌓여가고 있고, 경험이 만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도가 예전같지 않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