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V1 라인 전경.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가 화성사업장 내 첫 번째 EUV(극자외선) 전용 'V1 라인'으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7나노 이하 미세공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V1 라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7나노 이하 공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웨이퍼 당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은 높은 개발 비용에도 불구하고 제조사에 더 큰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IC인사이츠는 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10나노 및 7나노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고성능 마이크로 프로세서, 모바일 AP, 고급 로직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이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대만 TSMC는 7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한 파운드리다. 주요 팹리스(반도체 회로 설계) 기업들이 7나노 공정으로 최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TSMC와 계약을 체결했다. 덕분에 TSMC는 지난해 웨이퍼 당 매출이 2014년 대비 13% 늘어났다. TSMC는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에서 52.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글로벌 파운드리, UMC, SMIC 등은 웨이퍼 당 매출이 2014년 대비 각각 2%, 14%, 19%씩 감소했다.

▲ 주요 반도체 업체 공정화 기술 로드맵. 출처=IC인사이츠

삼성전자도 EUV 미세공정으로 TSMC를 추격 중이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 17.8%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올해 4나노 공정까지 개발, 제품 설계를 마무리해 5나노 공정에 머무른 TSMC 대비 미세공정 경쟁에서 보다 앞서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화성 V1 라인에서 초미세 EUV 공정 기반 7나노부터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이하 차세대 파운드리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20년 말 기준 7나노 이하 제품의 생산 규모가 지난해 대비 약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SoC(통합칩) 제품을 출하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6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해왔다. 5나노 공정은 지난해 하반기 제품 설계를 완료했으며, 4나노 공정은 올해 상반기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제품 설계도 마칠 계획이다.

특히 EUV 노광 기술은 짧은 파장의 극자외선으로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어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회로에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일 수 있어 성능과 수율이 향상되고, 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팹리스들은 미세화 기술을 갖춘 파운드리와 계약을 선호하는 추세다.

IC인사이츠는 "반도체 산업은 소수의 기업이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첨단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라며 "다양한 반도체 제품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은 상위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미세공정으로 상위 업체들의 점유율이 더욱 증가해, 경쟁에 밀려난 업체들은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