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우리나라에서 자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부동산이다. 그렇다 보니 국내 자산가들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의 비율은 70~80% 수준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30~40대의 젊은 층에서도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주로 아파트를 사는데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에 집중하는 모습은 100억원대의 자산가나 젊은 사회 초년생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의 비율이 50~60% 수준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부동산 외의 금융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자산이 부동산에 치중돼 있는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유동성 리스크다. 부동산은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부동산 재테크도 좋지만 금융자산에 대한 재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같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불안할 땐 채권의 비중을 더 늘리는 게 좋으며, 특히 기축통화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미국은 자국에 경제위기가 왔을 경우 달러를 추가로 찍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나 국내는 그렇지 않다”고 달러 자산에 대한 장점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달러 금융자산은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

기축통화 ‘달러’로 금융자산 마련하자

이상건 상무는 “달러로 금융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 혹은 달러로 다른 나라의 주식을 사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일 국민은행 강남PB센터 부센터장은 “달러 통장을 하나 개설해 놓는 것이 좋다”며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은행에 가서 달러 통장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이후 정기적으로 환율을 살펴보며 달러 통장에 돈을 넣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달러 통장은 국내 1금융권 은행이라면 어디에서든 개설이 가능하다. 은행을 통해 개설할 수 있는 달러 통장으로는 입·출금 계좌와 정기예금 계좌가 있다. 만일 증권회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한다면 단기 CMA계좌를 만들 수 있으며 기한은 1달 혹은 2달, 3달 등이 있다.

그러나 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돈이 정말 많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신 부센터장은 귀띔했다.

만일 해외 채권을 매입할 경우에는 먼저 환전을 해야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 부분이다.

신 부센터장은 “최근 20년 간의 환율을 놓고 보면 1150원에서 왔다갔다 한다”며 “1150원에 가깝거나 이 보다 낮을 때 환전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환차손을 보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환율과 함께 채권의 금리, 해당 국가의 신용 등급 등도 확인해야 한다”며 “신용 등급은 A등급 이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이 같은 사항들에 대해 신경쓰는 것이 골치아프다 하는 경우라면 ETF 상품을 노려볼 수 있다. 채권 쪽에 분산 투자되는 상품으로, 채권을 지수화한 ETF는 소액으로 살 수 있는데다 손 털고 나오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이와 함께 아마존이나 구글 등 해외 민간 기업의 회사채를 달러로 사는 방법도 있다.

▲ 이미지=이미지투데이

S&P500인덱스로 분산 투자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달러 통장에 어느 정도 종잣돈이 생겼다면 이제 투자 등을 통해 돈을 불릴 차례다.

이상건 상무는 “S&P500인덱스를 적립식으로 사는 것도 방법”이라며 “안타깝지만 국내보다 해외 주식에 투자를 해야 분산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국내 코스피200인덱스의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 주가 대부분이라 사실상 분산투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S&P500인덱스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주가지수다.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사가 보통주 500종목을 대상으로 작성해 발표하며, 보통주 500종목은 기업의 규모와 유동성, 산업대표성을 감안해 선정한다.

신동일 부센터장의 경우는 해외 ELS, ETF, 리츠 상품들도 추천했다. 그는 “만일 500달러 혹은 1000달러 정도가 모였다면 달러 ELS상품에 투자하라”며 “달러로 투자되는 ETF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리츠 등 달러로 투자되는 우량종목을 매입하는 것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리츠 상품의 경우 배당 이익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LS(Equity-Linked Securities)는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한 주가연계증권이며,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투자신탁을 뜻한다.

만일 부동산으로 인해 월세를 받는 경우라면 그 자금을 달러로 환전해 투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동산도 없고 금융자산도 없다면 초보 재테크 순서를 밟아야 한다.

초보 재테크 단계로는 일단 종잣돈을 모아야한다. 돈이 있어야 불리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략 6개월에서 1년 간은 예‧적금 등을 통해 돈을 모으고, 이후부터는 정기 예금을 통해 단계적으로 모으란 게 신 부센터장의 조언이다.

▲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내 자녀 용돈도 달러로 주자

신 부센터장은 나아가 자녀의 금융 자산도 부모가 미리 만들어 줄 수 있음을 설명했다. 그것도 달러로 말이다.

예를 들면 자녀의 용돈을 달러로 바꿔 통장에 넣어주거나 투자를 해 줄 수 있다. 이 경우 환차익은 물론 돈을 쓰지 않고 묶어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대신 주식으로 사줄 때는 자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주식을 사주는 것이 좋다. 단 한 줄일지라도 자녀에게는 큰 의미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널드 혹은 누구나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의 주식을 한 주씩 사주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는 자녀에게 금융자산을 주는 것과 더불어 자녀가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에 관심을 갖고 친숙해지도록 만들어주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