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메리츠화재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메리츠화재가 최근 당뇨 전용 보험 상품에 이어 ‘당뇨 암보험’ 특약도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부터 판매가 중단될 것으로 점쳐지는 메리츠화재의 '할증 없는 당뇨 암플랜'은 당뇨를 앓고 있는 고객도 할증 없이 암보험에 가입이 가능한 특약이다.

통상 당뇨 관련 담보는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가 어렵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포화된 보험 시장 속 당뇨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메리츠화재의 전략이 무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 '고위험' 당뇨, 손해율 악화 우려 커져

19일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할증 없는 당뇨 암플랜'을 내달 1일부터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암 보험에 가입할 때 당뇨를 고지하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정상이어도 암담보 할증이 적용 되도록 변경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메리츠화재 측은 “확정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나, GA채널에서는 사실상 이 특약이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할증 없는 당뇨 암플랜'은 자사 암보험 상품에 탑재해, 당뇨를 앓고 있는 유병자도 할증 없이 암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특약으로 GA에서 취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앓고 있는 유병자들은 암보험에 가입이 어렵거나, 할증된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2월 13일 출시한 당뇨 전용 보험도 3차례 개정을 이어오다 결국 지난달 1일 판매를 중단했다. 출시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나 손해율 악화 우려에 현재 특약 형태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당뇨는 손해율 악화 우려가 높아 보험 상품으로 다루기 어려운 담보로 여겨져 왔다. 완치하기 쉽지 않고 발병에 따른 합병증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메리츠화재가 당뇨 고객 몰이에 나선 것은 포화된 보험 시장 속 새로운 고객 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뇨 진료인원은 2017년 기준 286만 명에 달한다. 2015년 252만 명에 비해 2년 새 30만 명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2017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ABL생명 등 메리츠화재 이외 생‧손보사들도 당뇨 보험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지속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줄줄이 판매 중단에 나섰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당뇨 담보를 특약 위주로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손해율 상승 우려 대비 실적도 좋지 않아 향후 보장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당뇨는 의료비가 많이 들어가, 옛날에는 담보로 취급을 안했었던 질병"이라며 "손해율이 안 좋다 보니 업계 전체적으로 관련 보장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