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CGI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사모펀드 KCGI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측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KCGI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공개 토론 제안에 이어 사흘만에 두 번째 제안이다. 

17일 KCGI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그룹 경영진으로부터 그룹에 당면한 경영 위기에 대한 입장을 듣고 주주 연합의 제안에 대한 그룹의 수용 여부를 확인하며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동료 주주, 임직원, 고객들의 의견을 나누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월 중 조원태·석태수 대표이사와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능한 일시를 2월 20일까지 답변해주기를 바라며 공개 토론이 성사되면 KCGI 측에서 강성부 대표와 신민석 부대표가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이 공개토론회 거절 의사를 밝힌 지 사흘만이다. 앞서 14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한진칼 경영진과 KCGI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KCGI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단체의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CGI의 토론회 요구 의도는 이사 수 확대 등의 주주제안 후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론회를 통해 자신들의 제안 내용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진칼이 계속해서 공개 토론 참석을 거절할 경우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무시한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굳이 공개 석상에 나갈 필요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3자 연합이 추천한 전문경영인 후보자들의 자격이 소액주주들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진그룹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대한항공 노동조합, 한진그룹 3개사(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노동조합 등 조원태 회장의 우호 세력이 속속 집결하며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주요 주주의 목소리를 경영진이 듣고 있다는 모습은 필요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입장에서는 굳이 토론회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느 정도 판세가 기울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다만 주주친화 정책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 주주의 제안을 무시로 일관하기에는 그룹 이미지에 부담이 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