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스마트폰 시장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강한 전염성을 지닌 코로나19는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을 억제하는 한편, 공급망 혼란을 초래해 중국 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영향을 입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우한 지역 봉쇄와 함께 이동금지 지역이 확장되고 있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재고 이월에 따른 2분기 전망 역시 악화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브래디 왕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수요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이동금지 등 봉쇄 기간 동안 오프라인 스마트폰 판매가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 매출 전망치를 20% 하향 조정했으며,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올해 2월 매출에 따라 전망을 더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분기에는 유통 채널 재고가 급증하고, 2분기에는 출하와 신제품 출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은 화웨이로 지목됐다. 카운터포인트 플로라 탕 연구원은 “화웨이 그룹은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오포와 비보는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샤오미, 원플러스, 리얼미의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온라인 중심과 해외 중심이기 때문에 다소 덜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매출 상승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한 애플도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애플은 오프라인 매장을 지난 2월 15일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중국 내 판매량에 일정 영향을 끼쳤다. 특히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훙하이 정밀이 중국에서 정상적인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어 신제품에 대한 생산 차질까지 겹쳤다.

카운터포인트 이든 키 연구원은 “(애플은) 중국의 공장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상반기 계획한 신제품 출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 2월 10일부터 대부분의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지만, 2월 말까지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는 BOE, CSOT 등 디스플레이 부품 및 YTMC의 반도체 부품 수급에도 스마트폰 주요 부품 공급망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카운터포인트는 스마트폰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해 생산 둔화로 인한 공급 부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감소는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일 국가 최대 시장인 중국은 1분기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글로벌 전체 시장의 5%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는 글로벌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 강경수 연구원은 “코로나19가 3월 말쯤 전반적으로 확산이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중국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1~2분기 모두 감소세를 기록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하향 조정해)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