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 게임시행령 개정 오는 3월 예정

1일 손실 한도 10만원 폐지

업체 수익성 영향 높아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업계에 매출 규모 기준으로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있다면, 웹보드 게임 시장에선 '2N(NHN, 네오위즈)'가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NHN과 네오위즈의 수익성 제고가 전망된다. 웹보드 게임의 플레이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1일 손실 한도 규제가 없어질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웹보드 게임 관련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오는 3월 개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웹보드 게임에 적용되어 있는 1일 10만원 손실 한도가 폐지된다.

1일 10만원 손실 한도란 게이머가 현금 환산 기준 10만원 이상의 게임머니를 잃으면 강제로 24시간 동안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다. 플레이어는 남아있는 게임머니로도 게임을 즐길 수 없다. 해당 규제는 게이머의 추가 결제 여부와 관계없이 게임 자체를 강제로 제한하기 때문에 자율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시행령은)현재 규제심사단계에 있으며 규제심사단계가 끝나면 3월 중 개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매출 ‘반토막’ 냈던 웹보드 게임 규제…"완화 효과 기대감 커"

▲ NHN(좌), 네오위즈(우) 사옥. 출처=NHN, 임형택 기자

지난 2014년 2월 시작된 웹보드 규제 영향은 강력했다. 당시 규제 시행 직후 웹보드 게임 시장 매출은 순식간에 반토막이 나며 관련 게임 업체들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였다. 규제의 내용이 월 결제 한도와 1일 손실 한도, 1회 베팅 한도 제한 등 매출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1일 손실 한도 규제 완화에 따라 NHN과 네오위즈의 웹보드 게임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양사는 웹보드 게임의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전체 매출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2019년 8월 iOS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의 입점이 가능해짐에 따라 웹보드 게임이 론칭된 후 양사의 매출은 큰 폭 늘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 NHN은 4분기 웹보드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규제 완화에 따른 양사의 의미 있는 매출 증가를 점치는 분위기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양사가 웹보드 게임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아 구체적인 매출 증가 전망치를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웹보드 게임 규제는 첫 시행 시 관련 업체 보드게임 매출의 거의 절반이 감소하는 영향이 있었던 만큼 올해 3분기 규제완화 시 상당수준의 매출 증가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웹보드 게임 매출 성장에 따라 2020년 게임 매출이 전년 대비 36.6% 증가한 15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게임 vs 피망

▲ NHN과 네오위즈가 자사 웹보드 게임을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출처=각 사

양사의 치열한 경쟁 구도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양사는 iOS앱스토어 진출 당시 골드바, 고급 가전제품 등 고가 경품을 활용한 불튀기는 마케팅 전쟁을 펼친 바 있다. 웹보드 게임 장르는 초기 유입자 확보가 향후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NHN과 네오위즈는 각각 ‘한게임’과 ‘피망’으로 PC와 모바일에서 맞고, 섯다,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PC부문에서의 웹보드 매출은 NHN이 네오위즈에 크게 앞서 있지만, 모바일 부문에선 네오위즈가 적극적으로 진입하며 막상막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네오위즈의 경우 PC와 모바일을 연동해 크로스 플레이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며 상대적으로 약세인 PC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NHN은 아직까지 PC 부문의 매출이 모바일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성 측면에선 좀더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문체부는 게임 산업의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지난해 취임 한 후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를 폐지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는 17일 유관기관과 미디어를 대상으로 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행사에는 김용삼 문체부 1차관 등 고위관계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