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이 ‘기본(BASIC)’에 충실한 방향으로 보완되거나 보완될 필요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민간 부문뿐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부채가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국내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2020년 국내 경제, 산업·경영, 사회·문화, 통일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국내 10대 트렌드'를 공개했다.

①백 투더 베이직

저성장 지속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 기본(BASIC)에 충실한 전략 및 정책 수행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 저성장으로 인한 정부 재정악화가 예상된다.  출처=현대경제연구소

경제의 ‘기본’은 자유시장경제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기본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신성장‧신산업 도출 및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량 강화 및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노동 투입 강도 확대 방안도 포함한다. 기본(BASIC)이 강조된 경제 정책의 주요 내용은 정부의 재정 관리(Budget alert), 기업의 민첩성 보장(Agility of entrepreneurship), 대칭적인 정보 흐름(Symmetry of information), 고숙련 이민자 유입 확대(Highly skilled Immigrants welcomed), 소비자 우선순위(Consumers priority)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②성장 실속(實速)과 가속(加速)의 갈림길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중력(중진국) 탈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선진국 궤도로의 완전한 진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는 전망이다.

향후 한국 경제를 중진국으로 역진(逆進)시키려는 중력은 우선 ‘저성장 중력’으로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잠재성장률 급락 현상을 의미한다. 둘째, ‘중장기 유동성 함정 중력’으로 대규모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팽창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투자의 실물 부문에서 경기 회복세가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을 말한다. 셋째, ‘복지 의존 중력’으로 보편적 복지에 대한 근로자의 의존성을 높이고 근로 의욕을 떨어뜨려 경제 내 생산성 하락 및 비효율성 증폭이 심화되는 문제가 대두될 것임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생산적 복지’ 확대 등의 ‘역동적 성장력(중진국으로의 역진 차단을 위한 가속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③수출 공식(公式), 공식(空式)으로 전락

중국의 對세계 수출 증가 등과 같이 한국 수출 증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온 특징이 최근 약화되고 있다.

환율 상승 및 일반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 절하로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국제상품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환율 변동의 가격 전가 감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으로 환율과 수출 간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과 수출간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한편, 중국의 對세계 수출과 한국의 對중국 수출은 밀접한 관계를 보여 왔으나 중국의 기술력 향상 및 중국 정부의 자급률 제고 정책 등으로 최근 상관관계가 약화될것으로 예상됐다.

④빚코노미

민간 부문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부채가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국내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신용이 주택시장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기업신용의 경우 대내외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면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해 기업운전자금 대출 수요가 확대되고 채권 부실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 기관들 또한 고령화 복지 등을 이유로 중앙 및 지방정부의 채무가 급격히 증가할것으로 전망된다.

⑤요우커 시즌 2

최근 사드(THAAD)사태 이후 경색됐던 한중 관광교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국내로 유입되는 요우커(游客)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향후 방한 요우커 비중뿐 아니라, 유학 목적의 방문자 증가, 결제 유형 변화 등 2020년 관광산업은 새로운 요우커 시즌으로 진입될것으로 예산된다.

▲방반 외국인 비중, 최근 요우커 특징 출처=현대경제연구원

2019년(1~11월 기준) 방한 외국인 중 요우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방한 목적에서도 2017년 이후 유학 목적의 방문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며 변화를 보였다. 결제방식도 모바일 결제자 비중도 2018년 기준 미국과 일본보다 높아 향후 모바일 결제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⑥충전시대

자동차, 빌딩 등 대용량 설비도 전기에너지의 충전‧사용이 일상화되는 ‘충전시대’가 도래해 중·대형 고용량 이차전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ESS 화재원인 규명 등으로 이차전지 업계는 기술·인력 확보에 사활적 노력을 기울여,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관리의 내실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⑦앙코르 액티브 시니어

앙코르 액티브 시니어는 고령자들이 은퇴 후에도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제2의 삶을 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니어들과 관계된 시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출처=현대경제연구소

첫째, 액티브 시니어들은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탐색하거나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자기관리가 철저한 액티브 시니어들은 여행·관광·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액티브 시니어들은 경제력이 있으며, 인터넷 쇼핑에도 능통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자신을 위한 소비를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

⑧나를 위한 커뮤니티 확산

1인 가구의 증가와 여가시간 증대 등으로 오프라인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확산 및 전문화가 예상되고, 다루는 분야와 참여 연령층 또한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에 1인 가구 비중의 지속적인 확대와 함께 산업 전반에서 개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더불어 1인 가구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20~30대를 중심으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체험을 하고 이를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킹을 원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다루는 분야는 독서, 요리, 영화, 음악, 공간 공유 등 더욱 세분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30대 연령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사업이 생성될 것으로 보인다.

⑨팬덤 경제의 부상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Fandom)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진화하고 있다.

 ▲팬덤 경제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특히, ‘팬심’으로 자발적인 소비를 하는 팬슈머(Fansumer)는 연예인, 기업 등의 성장 원동력이 되고 팬들은 기업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팬노베이터(Fannovator)가 될 것이다. 또한 동일한 팬들 간 끈끈한 관계는 물론 기업들은 팬들로부터 정보, 투자 등 생산 요소를 공급받는 강한 유대관계인 팬타이(Fan-tie)가 형성될 것이다.

⑩2020 평화경제 : 4C

 ▲평화경제를 위한 남북협력 과제출처=현대경제연구원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북한의 경제개발구 정책 간 합의점을 중심으로 경협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북 연결, 남북 경제 협력, 남북간 대화와 타협,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이다.

남북간 공존과 번영이 가능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기추진 사업 및 정상간 합의사업을 우선 재개한 이후에 단계적으로 특구 조성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