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현재까지 빈집 문제 해결 사례를 보면 민간단체가 지역민과 함께 주도하고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이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민관협력 체계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이런 사례도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민관협력체계는 체계적인 통합 시스템과 협력 체계가 구축된 편은 아니다. 지역 내에서 국지적이고 한시적으로 사업 등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면이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국토연구원도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과 협력 구조가 미비한 상태로 단위 사업만을 시행하고 있어 사업의 효과나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체계적 협력 시스템 구축하고 지역민 참여도 유도해야”

▲ 지역내 빈집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화된 플랫폼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출처=최환 '빈집은행' 대표 제공

최환 빈집은행 대표 역시 중앙정부와 공사가 보유한 정보와 민간단체가 수집한 정보 등의 공유가 어렵다는 점을 개선해야 할 대표 사항 중 하나로 꼽았다.

최 대표는 “국가나 공사, 지자체 등이 공식적으로 수집하는 데이타도 있지만 그런 빈집 데이터들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빈집에 관한 자체적 자료를 수집하는 수 밖에 없다”면서 “개인 사유재산과 관한 정보라는 우려는 이해되지만 조사를 해도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고 정보 공유나 교환 등도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또 국토연구원의 제언처럼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민관협력이 가능하려면 플랫폼 등의 협력 체계 등이 준비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 대표는 “공공 기관이 민간주체와 사업 협력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지역 사정에 밝은 주민들과 공공기관이 정보 등을 공유하거나 지역주민이 빈집 실태 등을 조사해서 공유할 수 있는 별도의 플랫폼 등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인천 등을 비롯한 다수의 지역에서 ‘빈집 활용 플랫폼’을 구축해 빈집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런 플랫폼에서 민간주체는 해당 사업을 위탁 운영하고 빈집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빈집 정보를 수집해 추가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국토연구원은 이 외에도 공공기관은 “빈집 사업을 진행할 민간주체를 발굴·육성해 하고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분담해 협력가능한 환경을 조성과 협력의 방향을 설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민간주체에 대해서는 “빈집 활용을 통한 지역 문제 해소와 자산화 방안을 모색, 지역민들과 문제 인식을 공유와 참여를 이끌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환 대표 역시 지역민과의 문제 인식 공유와 참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빈집 소유자인 지역민의 무관심으로 지역 자체가 슬럼화 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국토연구원의 제언에 더 나아가서 제도적으로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유럽의 일부 국가는 ‘빈집 보유세’라는 제도도 도입한 상태다. 빈집도 최소한의 관리는 되어야 슬럼화를 막는데 이를 위한 법적이나 제도적인 방법이 없어 지역민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막을 최소한의 마지노선 성격의 법제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도심 활용 가능한 도시재생 등 개발 패러다임도 변해야”

▲ 도시특색을 살려 구도심의 빈집문제를 해결한 일본 '닛포니아' 사례. 출처=일본 '닛포니아' 공식 홈페이지

거시적 측면에서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이 변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장은 빈집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도시재생관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부장은 “우선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지방 농촌 쪽에 숙박시설 공가를 활용하려해도 규제 등으로 빈집을 활용한 숙박시설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세부 규제 때문에 공가 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송 연구부장은 또 “신도시 개발 차원의 도시정책은 개발시대의 방식이고 구도심을 유지하는 재생사업도 중요하다. 구도심을 재생하려면 도시특색에 맞는 특징을 부각시켜서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갖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외 사례로는 일본에 사사야마시 마루야마 일대에서 추진된 ‘닛포니아’ 프로젝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민간 사단법인인 ‘노오토’가 중심이 돼 방치된 지역의 오래된 민가를 숙박시설과 식당 등으로 리모델링하고 주변의 관광지인 전통 성벽과 시설 등을 하나의 관광시설로 변환해 지역 체험문화 운영의 장으로 마련한 사례다.

송 연구부장은 지역에 “일부 지역처럼 획일적인 신도시 개발로 구도심의 인구를 유출을 가속화 시킬 것이 아니라 구도심의 재생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 기존의 개발패러다임을 바꿔 구도심의 특색을 살려야 빈집문제 해결도 가능해진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