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인텔이 지난해 4분기 20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24일 밝힌 가운데,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전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9억달러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반도체 부문이 전년 대비 19% 성장한 72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로부터 나온 매출은 48%나 성장했다. 서버용 반도체가 인텔의 성과를 견인한 셈이다.

인텔의 승승장구는 이미 예견된 바 있다.

▲ 인텔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갈무리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2018년 대비 11.9% 하락한 418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줄어들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인텔은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나름의 방어전에 성공했으나,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가트너의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노우드(Andrew Norwood)는 “지난해 반도체 판매량의 26.7%를 차지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이 31.5% 감소했다”며,“D램이 2018년말부터 2019년까지 과잉 공급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37.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잉 공급은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시장의 수요 급감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는 상반기에 걸쳐 간신히 회복한 OEM의 과잉 재고 실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지난해 하반기에 D램 공급업체의 과잉 재고 영향으로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2019년 평균판매단가(ASP)가 47.4% 하락한 점도 확인됐다.

점유율을 자세히 보면 1위는 역시 인텔이 차지했다. 지난해 15.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성장률은 –0.7%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5%의 점유율로 전년 대비 무려 –29.1%를 기록해 크게 주춤했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가 점유율 5.4%를 기록해 전년 대비 -38.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4.8%의 점유율로 전년 대비 -32.6%의 성장률, 퀄컴이 3.2%의 점유율로 전년 대비 -1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1위 인텔이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삼성전자가 보여줄 올해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비해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증가한 재고는 상반기 수요 부진으로 더욱 악화되며 전체 매출이 23.1% 감소한 상태다. 다만 지난해 12월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며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옥시아(KIOXIA) 및 웨스턴 디지털이 공동 소유한 공장에 정전이 발생한 것도 전체 수요와 공급 균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D램도 분위기가 좋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내년 D램 성장률을 12%로 예상했으며 지난해 10월까지 지속되던 가격 하락세도 일단 멈췄다. 지난해 12월 PC D램은 평균 가격이 0.39달러/Gb를 기록해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서버 메모리모듈(DIMM)도 평균 가격 0.47달러/Gb를 기록하며 안정권에 들어오는 분위기다.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분위기도 준수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를 4707억달러로 예상하며 전년 4183억원보다 소폭 올라갈 것으로 봤으며,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도 올해 4330억달러 수준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집계했다. 노우드 가트너 부사장은 “올해에는 과잉 재고 문제 해소로 칩 ASP도 올라가면서 반도체 시장 매출, 특히 메모리 부문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추이도 눈길을 끈다. 두 수퍼파워의 1단계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긴장감이 낮아지면 반도체 수출 전선도 정상궤도에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