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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의 법제, 어떻게 달라지나?③]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의 도래, 자동차 법규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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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국회는 자율주행자동차의 도입·확산과 안전한 운행을 위한 운행기반 조성 및 지원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사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자율주행자동차법)을 제정하였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1조). 올해 5월부터 이 법이 시행될 경우 앞으로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하는 자율주행자동차를 도로에서 보는 일은 그리 낯설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2조 제1항 제1호). 물론, 당장은 시범운행지구 지정 등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가 기존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검토하겠으나(자율주행자동차법 제7조), 다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면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며 관련 법규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선 논란이 되는 것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인간의 통제를 받지 않고 AI에 의해 독자적으로 운행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상 ‘운전’이란 도로에서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고(제2조 제26호),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상태에서는 누구라도 운전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제43조), 인간이 아닌 AI가 독자적으로 차량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별도의 근거법률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미국의 경우에는 자율주행시스템만으로는 운행할 수 없거나 지속적으로 운전자 주시가 필요한 ‘부분 자율주행자동차’는 물론 자율주행시스템만으로 운행할 수 있어 운전자가 없거나 운전자 또는 승객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자동차’의 일반도로에서의 운행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만약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 같은 예를 따르고자 한다면,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개념을 전제로 한 관련 규정을 삭제 또는 개정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할 경우 누가 이에 대한 민형사적 책임을 질 것인가도 관건이다. 현행법상 대인사고 발생 시 이른바 ‘뺑소니 사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제5조의 3), 일반적인 대인 상해·사망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무면허 운전, 음주운전 등은 도로교통법을 적용하여 형사처벌하고 있는데, 향후 ‘완전 자율자동차’의 일반도로에서의 운행이 허용된다면, 이 같은 규정들은 사문화 되어 운전자가 형사처벌 받게 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만, 이 경우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AI 기술을 개발한 개발자의 잘못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AI기술 개발자를 형사처벌 받게 하는 별도의 규정을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교통사고에 따른 민사상 책임의 영역도 달라진다. 현행법상으로는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민사적으로 ‘운행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의 적용을 받아 이에 대한 책임(제3조)을, ‘운전자’는 민법상 불법행위 의한 책임(제750조)을 각 부담하게 되는데, 자율주행자동차가 운전자나 승객의 개입 없이 운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자동차라는 기계 자체의 결함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 이때는 자동차 개발자나 판매자 등이 제조물책임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운행자나 운전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운전을 잘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 왔다면, 앞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를 연구, 개발하고 이를 제작하여 판매한 사람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독일, 영국, 일본 등 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에서의 운행을 이미 허용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에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운행자, 운전자 책임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일종의 과도기적 변화에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제조물책임법을 통한 배상이 주를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자율주행자동차는 탑승하고 있는 운전자가 운전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 반면, 자율주행자동차 상의 AI가 운전자의 차량정보와 위치정보, 그 밖의 영상정보 등을 수집해 차량을 운전하게 될 것인데, 이는 개인정보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어 이 경우 AI 시스템 운영자는 개인정보보호법 상 정보 수집을 위해 매번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수집된 정보를 다른 목적의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빅 데이터화 하는 과정에서 익명화 처리 문제 등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다양한 이슈가 존재한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순간, 세상도 법규도 사실상 상전벽해 수준의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1.25  19: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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