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성 2년, 2조 달성 16개월, 3조 돌파 6개월 소요

퇴직연금 운용상품 존재감 우뚝

외형-설정액 3조원, 내실-누적수익률 30% 달성

[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TDF(타깃데이트펀드, Target Date Fund)의 설정액 총액이 3조원을 돌파하며 퇴직연금 관리상품으로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나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TDF 펀드의 설정액 총액은 3조 262억 원으로 지난 2019년 7월25일 2조 원을 달성한 후 만 6개월 만에 1조원이 증가했으며 갈수록 증가 금액과 증가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TDF 수탁고 총액이 1조원을 달성한 시기는 지난 2018년 3월 말이었다. 1조원 달성 후 16개월만인 2019년 7월25일에 2조원을 돌파했다. 3조원 고지 돌파는 2조원을 달성한지 6개월 만인 지난 20일에 돌파했으며 계속해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간 누적수익률 면에서도 3년 이상 장기간 운용한 TDF펀드들은 누적수익률이 30.0~31.0%를 기록하고 있어 저조한 수익률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에 새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TDF의 성장이 관심의 초점이 되는 이유는 그동안 많은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을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운용했으나 지속적으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급기야 지난 2018년말 현재 퇴직연금 수익률이 1.01%를 기록하며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 실적으로 추락하며 퇴직연금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존의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안정성 위주로 퇴직연금을 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에 +알파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만족하며 운용했다. 퇴직급여의 운용을 맡긴 투자자들의 마음과는 전혀 관계없는 운용 태도로 퇴직연금을 운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환경 기조가 저금리‧저성장으로 바뀌면서 전 세계 국가들은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매달렸다. 특히 EU(유럽연합)과 일본 등 선진국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금리로 운용하며 경제 살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런 저금리‧저성장의 영향은 국내 금융시장에 빠르게 전파되어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예금금리도 신속하게 하향 조정됐다. 싼 대출금리로 유동성은 풍부한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은행들이 이제껏 신경 쓰지 않고 제 논에 물대기와 같이 맘 먹은대로 운용하던 퇴직연금 운용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수익률 관리에 부담이 적고 정기적인 운용‧관리수수료가 꼬박꼬박 이익금으로 쌓이는 퇴직연금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퇴직연금 시장은 매년 고정적으로 20조원 이상의 자금이 자동으로 흘러드는 상품인데다, 지난 2018년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 총액이 190조원을 넘었고 2019년에는 200조원을 넘는 거대 시장인 것이다. 게다가 매 분기마다 고정 수익이 차곡차곡 쌓이고, 해가 갈수록 퇴직연금 적립 원금이 증가하기 때문에 원금에 대해 받아들이는 수수료 수익도 함께 커지는 구조인 것이다.

비용이라고는 유치 대상 기업과 일부 담당자를 만날 때 들어가는 비용이 전부이고, 한번 유치하면 최소 10년 이상 2,30년 초장기 고정고객이 유치되는 것이다. 또한 계속 관리하는 추가 비용이나 수고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금융회사들에게는 매력적인 것이다.

이런 시장을 관리하는 상품으로 TDF가 출시되어 운용되며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점이 검증되자 메이저 금융회사들은 너나없이 TDF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6년에 처음 삼성자산운용이 TDF를 도입했고, 다음해인 2017년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참여하여 고객 유치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해가 갈수록 TDF의 진가가 수익률로 확인되자 2018~2019년에 7개 자산운용사가 추가 참여하여 2019년 말 현재 10개의 자산운용사가 TDF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탁고 총액 3조262억, 빅2 미래·삼성 비중 73.17%(2조 2145억)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10개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TDF의 적립자산 총수탁고는 3조 262억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개별 운용사별 수탁고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 2609억원으로 수탁고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삼성자산운용이 9536억원으로 2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304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어서 KB자산운용 1640억, 신한BNPP자산운용 1511억, 한화자산운용 575억, 교보악사자산운용 394억, 키움자산운용 348억, NH-Amundi자산운용 280억, 하나자산운용이 6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4~10위를 차지했다.

전체 TDF의 수탁고 총액이 3조원 대에 진입했지만 빅2 자산운용사인 미래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비중이 전체의 73.17%를 차지하고 있어 TDF 적립에서 극심한 편중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간수익률 최고 31.90% (삼성TDF2045), 최저 2.18% (하나TDF2040)

10개 자산운용사의 유형별 TDF 설정후 기간수익률을 비교하면 삼성자산운용은 삼성한국형TDF2045형 펀드가 31.90%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삼성한국형TDF2055 펀드가 5.86%로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전략배분형TDF2045 펀드가 27.71%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미래전략배분형솔루션 펀드는 10.39%로 최저 수익률은 기록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2045 펀드는 23.98%로 최고 수익률을, 한국투자TDF알아서2050 펀드는 8.47%로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의 KB온국민TDF2050 펀드는 15.27%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고, KB온국민TDF2020 펀드는 10.20%로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LifeplusTDF2030 펀드는 13.18%로 최고 실적을, 한화Lifeplus TDF2025 펀드는 10.26%로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마음편한TDF2040 펀드는 20.45%로 최고 수익률을, 신한마음편한TDF2050 펀드는 10.14%로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자산운용의 키움키워드림TDF2045 펀드는 10.26%로 최고 실적을, 키움키워드림TDF2045 펀드는 9.05%로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자산운용의 하나행복한TDF2045 펀드는 27.34%로 최고 실적을, 하나행복한TDF2040 펀드는 2.18%로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평생든든TDF2050 펀드는 7.30%로 최고 실적을, 교보평생든든TDF2025 펀드는 4.77%로 최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운용사 전체 TDF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삼성한국형TDF2045 펀드로 31.90%를 기록했고,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하나행복한TDF2040 펀드로 2.1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