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 본부장보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서윤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한국거래소가 대내외 투자자의 국내증시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시장 매력도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거래소는 코스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한 시장 진입요건 체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개 방안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도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임재준 유가증권시장 부이사장은 "증권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뢰받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시장 활력 제고, 시장 매력도 증진, 시장 이용자 중심 시장 구현을 3대 기본 방향을 설정했다"면서 "선진 증시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망기업 상장과 상품 공급으로 시장이용자 중심의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재무성과 중심 진입제도 미래성장성 위주 재편

라성채 본부장보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신(新)인프라 산업, 헬스케어나 청정에너지 등 미래 성장 유망산업을 위한 상장 특례요건 및 질적 심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기자본이나 매출 등 과거 재무성과 중심의 진입제도를 미래 성장성 위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2의 삼성전자', '제2의 현대차'가 될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신인프라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이를테면 상반기 상장 예정인 SK바이오팜과 같은 기업을 찾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코스닥과의 차별적 특성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부이사장은 이를 위해 "코스닥시장본부나 정부와도 협의해서 방향을 잡도록 하겠다"면서도 "구체적 특례요건이나 심사기준을 만들어놓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시장 활력 제고 방안으로는 알고리즘 매매를 수용하고 우리 시장에 적합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도 나왔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해외주식형 ETF(상장지수펀드) 등 신상품을 확대해 해외직접투자 수요를 국내로 유인할 예정이다.

라 상무는 "해외 합성 ETF, 해외 주식형 ETN(상장지수증권), 해외주가지수 및 원자재 관련 ETN 상장을 추진하고 정기적 수익을 제공하는 실물자산 상품 및 인컴형 상품을 확대해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불허해온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발행사의 자체 지수 산출 및 상품 개발을 허용해 창의적 상품의 상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퇴출제도를 정비하고 ETN·ELW(식워런트증권) 등 구조화증권시장 상품체계를 개편해 시장 이용자 중심의 시장을 구현할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개 방안 본격 마련 

임 부이사장은 "우리 시장을 좌지우지할 변수들은 올해에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임기응변식 단기 대응보다 지속가능하고 시장의 역동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근본적 체질개선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 정보 공개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세웠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 외에 비재무적 요소를 뜻한다.

투자 의사결정 시 ESG 평가 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의 원칙 중 하나다. 기업의 ESG 성과를 활용한 투자 방식은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거래소는 최근 기업지원부 내에 ESG 전담팀을 설치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ESG 위원회도 신설했다. ESG 위원회는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개정, 정보공개 우수기업 선정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거래소는 이날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정보 공개 강화 ▲영문공시 활성화 ▲구조화 증권시장 상품체계 개편 ▲증권시장 퇴출 기준 현실화 ▲알고리즘 매매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시장조성 확대·호가단위 축소를 통한 활력 제고 등을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