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임상 3-2상 진행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 2b상 발표 기대

박승국 대표 “현금 1000억원 확보로 임상 진행에 문제 없다”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HL036 미국 임상 3상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올바이오파마가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미국 임상 3-1상을 마무리했지만 주요평가지표에서 품목허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HL036 임상 3-2상을 진행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한 후 품목허가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상 진행 자금과 관련해서는 이미 현금 1000억원 가량을 확보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또 희귀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등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 꾸준히 임상 이벤트가 발생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파이프라인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중요 지표 확보했지만 주평가변수 아쉽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1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대규모 미국 임상 3-1상을 마친 후 최종 임상 결과 발표 전 먼저 공개하는 일부 핵심 지표인 ‘탑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HL036은 임상 3-1상에서 각막 중앙부 손상 개선효과를 측정하는 CCSS 지표와 각막 전반에 걸친 개선효과를 확인하는 TCSS에서 위약에 비해 효과가 있다는 유의성을 확보했다. 다만 각막 하부 손상 개선효과를 확인하는 ICSS에서는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미성을 얻어내지 못했다.

HL036 임상 3-1상에서는 객관적 지표(Sign)로 ICSS와 CCSS, TCSS를 정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두 가지 지표에서 품목허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주평가지수인 ICSS에서는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 객관적 지표의 주평가변수로 설정했던 ICSS에서는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 한올바이오파마가 HL036 객관적 지표에 활용된 각막 구분.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 HL036 0.25% 미국 임상 3상 객관적 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 HL036 0.25% 미국 임상 3상 객관적 지표 TCSS.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HL036이 각막 전반에 걸친 개선효과를 확인한 부분은 이번 임상에서 중요한 점으로 꼽힌다. 박승국 대표는 “임상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 CCSS와 TCSS에서 유의성이 확인된 것은 HL036 점안액에 있어서 커다란 진전”이라면서 “경쟁품인 ‘자이드라’가 ICSS로 허가된 반면 HL036이 이번에 유의성이 확인된 CCSS나 TCSS와 같이 각막 전반에 걸친 효과를 입증해 허가를 받을 시 상업적으로 훨씬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관적 지표(Symptom)인 ODS에서 HL036이 위약 대비 현저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점도 확인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3-1상에서 환자 투약 시작 후 2주와 4주에서 해당 데이터를 확보했다. 8주에서는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는 임상 3-2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위약 효과가 증가해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경쟁제품인 자이드라 임상에서 HL036은 인공눈물 사용환자 대상 EDS에서 8주에 위약군 대비 증상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유의미성을 획득한 부평가지표 CCSS와 TCSS를 중심으로 새로운 임상을 진행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박승국 대표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HL036이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 2번 정도 임상을 진행해 종합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 3상은 대개 2~3번 진행하므로 2번의 임상을 더 추진한 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상 진행 비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한올바이오파마는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현금 1000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임상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HL036과 관련해 글로벌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기업은 HL036 미국 임상 3-1상의 최종 결과를 오는 5월에 열리는 안과학회 ARVO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HL161, 올해 상반기 임상 진행 주목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도록 만들어진 재조합단백질이다. 이는 올해 다수의 임상 진전이 예정돼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단계가 진전되면 개발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어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여러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발 진척, 파이프라인 가치 상승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은 세균과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인체를 방어해야할 항체가 반대로 인체를 공격하는 병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의 경쟁약물은 4개다. 이 신약 후보물질의 경쟁력은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가장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HL161은 알부민 영향 없이 높은 효력을 나타내며 완전인간항체로 약에 따른 항체 생성률이 낮다”면서 “기존 및 경쟁약물의 대표적 부작용인 두통 발생률도 낮아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 한올바이오파마 주요 파이프라인. 출처=한올바이오파마

HL161은 그레이브스안병증(GO), 중증 근무력증(MG), 용혈성 빈혈(WAIHA), 시신경 척수염(NMO), 특발성 자반증(ITP) 등에 대해 치료할 수 있는 적응증 획득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중요 적응증은 GO와 MG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HL161은 GO 적응증에 최초로 개발되는 신약이다. 미국 내 GO 환자 수는 약 2만명이다”면서 “MG와 관련해서는 SC 제품으로 가장 먼저 임상 2상에 진입했다. 미국 내 환자 수는 약 6만명이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GO와 관련한 임상 2a상 탑라인 데이터가 올해 1분기 내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G 적응증 2a상은 올해 상반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WAIHA 2a상과 관련한 데이터는 올해 4분기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혜린 KTB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적응증마다 3상 진입 시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된다”면서 “2020년 중 MG 적응증 3상이 개시될 전망이며 2021년 GO와 WAIHA 적응증 3상도 순차적으로 진입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