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이 20일부터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특유의 성과주의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군이 주목받고 있다.

▲ 왼쪽부터 전경훈 사장, 황성우 사장, 최윤호 사장, 박학규 사장. 출처=삼성전자

전자 계열사의 미래는?
삼성전자가 20일과 21일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 소비자 가전의 CE를 이끄는 부문장 김현석 사장, IT·모바일 분야의 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모두 유임됐다. 다만 업무 조정이 이뤄지는 변화가 생겼다.

전경훈 사장, 황성우 사장, 최윤호 사장, 박학규 사장 등 4명의 신임 사장이 탄생했다.

삼성전자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인 전경훈 부사장은 삼성전자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에 오른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차세대연구팀장,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 네트워크사업부장을 역임한 5G 전문가인 그는 2018년말 네트워크사업부장으로 부임한 후 사실상 5G 전반의 경쟁력 제고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원장 황성우 부사장은 종합기술원 Nano Electronics Lab장, Device & System연구센터장 등을 거쳐 2017년 11월부터 종합기술원 부원장을 맡아 오면서 미래 신기술 발굴 및 전자 계열사 연구개발 역량 제고에 기여한 바 있다. 김기남 부회장이 떠나는 종합기술원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최윤호 부사장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승진해 유임된 정현호 사장과 보폭을 맞춘다. 그 결과 사업지원TF는 정현호 사장,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 CR은 이인용 사장, 종합기술원장에는 황성우 사장이 포진하게 됐다.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박학규 부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이동해 조직 운영을 전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노태문 사장이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을 맡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고동진 사장이 IM부문장과 무선사업부장을 겸임한 상태에서 IM부문장만 맡으며, 자연스럽게 무선사업부를 노태문 사장이 책임지게 됐다. 노 사장은 앞으로 갤럭시 콘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차세대 삼성전자 CEO 라인업에 안착하게 됐다.

5G 스마트폰 정국서 공로를 인정받은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최원준 신임 부사장은 1970년생 최연소 임원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ED개발그룹장 최용훈 부사장도 많은 기대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싱크탱크 팀장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 전무는 올해 39며, 최연소 승진자에 올랐다.

삼성전기도 21일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 2명, 상무 9명, 마스터(Master) 1명 등 총 12명의 승진자를 배출한 가운데 김시문 영업담당이 매출 확대와 거래선 다변화의 공을 인정받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으며, 천진생산법인장을 거쳐 전장기술 조직을 이끄는 한편 MLCC 제조기술 고도화에 나선 김상남 MLCC전장제조기술그룹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김시문 신임 전무와 김상남 신임 전무는 모두 삼성전기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1일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 3명, 전무 5명, 상무 12명, 마스터 2명, 전문위원(전무급) 1명, 전문위원(상무급) 3명 등 26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김범동, 신재호, 이 청 부사장에 시선이 집중된다. 세 사람 모두 삼성 반도체로 입사한 인물들이며 추후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화 상무와 박향숙 상무 등 2명의 여성 임원이 처음으로 배출된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SDS는 부사장 4명, 전무 4명, 상무 9명의 승진자를 배출했으며 여성 임원이 2명 늘어나, 총 12명이 됐다.

▲ 왼쪽부터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내정자,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내정자,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내정자. 출처=각사

삼성생명 등용문...금융계열사 리더는? '전.김.심' 트리오 뜬다
삼성 금융계열사는 2년 만에 CEO 세대 교체가 일어났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각각 삼성자산운용 전영묵 대표이사 부사장, 김대환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추천한 상태다. 이들은 현성철 삼성새명 사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자연스럽게 콘트롤 타워로 올라서는 분위기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과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유임됐으며 심종극 삼성생명 부사장이 전영묵 내정자의 삼성생명'행'으로 발생한 삼성자산운용의 공백을 메운다. 금융계열사 5곳 중 3곳의 수장이 바뀐 셈이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내정자,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내정자,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내정자는 모두 삼성생명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3명의 내정자들은 1986년 동일한 시기 삼성생명에 입사해 오로지 '삼성맨'으로만 활동했다. 미래 삼성 금융계열사의 리더들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미래전략실이 존재하던 시절 삼성전자 출신이 종종 금융계열사 콘트롤 타워를 맡는 일이 많았으나, 미전실 해체 및 업무의 전문성을 중요시하는 기류가 강해지며 정통 금융맨들이 삼성 금융계열사의 수장이 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