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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팩트를 무시하네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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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질문]

“모 방송 기자가 저희 내부 정보를 가지고 취재하면서, 여러 질문을 해 왔습니다. 저희는 법무법인과 위기관리 컨설턴트 의견을 받아 팩트를 정리해 답변서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기자는 다시 전화를 해 와 그건 회사측 주장일 뿐이라 하더군요. 이건 기자가 팩트를 무시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 현장에서 이런 고민은 매우 빈번합니다. 기자 취재 질문에 대응하기 위해 답변서를 꼼꼼하게 만들고, 회사에서 증거라 생각되는 자료도 같이 첨부해서 어느 정도 해명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기자는 ‘내가 취재하고 있는 팩트가 틀렸다는 반박 증거를 내 놓으라’는 겁니다. 만약 회사측이 제대로 반박 가능한 증거를 내 놓지 못하면 자신이 취재한 팩트가 사실이거나 사실과 가깝다고 간주해 버리겠다는 것이죠.

문제는 그렇게 기자가 취재한 팩트를 단박에 반박해 버릴 수 있는 증거가 회사측에 존재하지 않으면 발생합니다. 사실 사회 갈등이나 소송에서는 어느 한편에서 다른 한 편을 완전하게 반박할 수 없는 구도가 대부분입니다. 일종의 회색지대가 존재하는 것이죠. 그 때문에 양측 해석이 달라지고, 그 해석이 주장으로 이어져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법원도 존재합니다.

기자는 그런 구도 속에서 어느 한 편의 주장을 일단 팩트라 상정합니다. 그리고는 강자로 보이는 회사측에 그 팩트를 반박하라는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회사측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해명은 단박에 그 팩트를 반박할 수 없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그런 해명은 말 그대로 주장으로만 받아들여 집니다. 마치 법정에서 검사나 변호사가 주장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기자는 자신이 법관이 된 것처럼 결론 내립니다. 기자가 취재한 주장을 회사측에 검증해 보았더니, 회사측에서 제대로 정확하게 반박하지 못하더라. 그러니까 취재한 주장은 사실과 유사한 팩트라 결론내는 것입니다. 회사측에서는 매우 불만스러운 판결이 내려 지는 셈입니다.

이런 경우 회사측에서 최대한 자사 해명을 주장이 아닌 팩트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식 판결문이나, 상대방 자술서, 제3자인 경찰 등으로부터 확보된 증거, 녹취록 등이 필요합니다. 그런 직접적 반박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기자에게 자사 해명이 주장으로만 받아들여진다 생각 해야 합니다.

또한 일부 상황에서는 뚜렷한 증거를 회사측이 가지고 있다 해도,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기자에게 전달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법정으로 가야 할 증거들이 그 이전에 여론의 법정에서 공개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회사측에서는 불리한 게임입니다. 기자는 항상 회사와 맞서는 상대 개인이나 조직의 편을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확하게 반박 못하면 그들의 주장은 곧 팩트와 비슷한 성격의 것으로 보도됩니다. 이후 그 보도에 의해 여론은 형성됩니다. 말 그대로 여론의 판결이 내려져 버립니다.

회사측에서는 이런 경우 어떤 전략과 대응 채널의 다각화를 꾀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억울하고, 당황스러운 감정은 빨리 관리하고, 데미지 컨트롤 차원에서 보다 전략적으로 해당 보도의 사후 영향과 확산을 주시하며 이후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보도 자체 보다는 보도에 의한 이해관계자개입이 위해를 끼칩니다. 지진으로 사람이 죽기보다는 지진으로 인한 빌딩의 붕괴로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ymchung@strategysalad.com

기사승인 2020.01.27  10:00:08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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