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수색역 1번 출구를 나오면 수색4구역 'DMC 롯데캐슬더퍼스트'가 보인다. 2017년 분양 당시 평균 37.98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곳으로 오는 6월 입주 예정이다. 현재는 모습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로 단지 앞쪽으로는 상가 입주자들을 모집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수색역 맞은편은 노후된 주택가가 즐비해 있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정부의 초강수 부동산 규제책인 12·16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 여가 지났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는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꺾이는 모양새다. 12.16대책은 경기·인천 등 교통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으로 풍선효과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기자는 올해 분양 물량이 대거 풀리는 서울 서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을 찾았다.   

수색증산뉴타운, 올해 5개 단지 분양 앞둬 

수색·증산뉴타운은 총 사업면적만 79만3028㎡에 달하는 서울 서북부권의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다. 2006년 처음으로 재정비촉진지구지정이 됐으나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사태가 주택개발 사업에도 영향을 미쳐 수년간 사업 추진에 난항을 빚었다. 그러다 수색4구역 분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총 8개 구역 중 2개 구역이 분양을 완료했고, 수색4구역 'DMC롯데캐슬더퍼스트'는 오는 6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수색9구역 '상암DMC SK뷰'는 2021년 10월 입주를 한다. 

▲ 수색증산뉴타운에서 가장 먼저 분양된 6월 입주 예정인 수색4구역.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올해 분양되는 물량 대부분이 브랜드 입지가 높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다보니,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GS건설은 5월 수색7구역(672세대)과 증산2구역(1386세대)에서 분양을 예정했고, 6월 수색6구역(1223세대)에서도 분양할 계획이다. 10월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색13구역(총 578세대)에서 분양할 전망이다. 

은평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수색 6구역과 수색 7구역은 이주는 마무리됐고 철거도 어느정도 끝난 상태다. 1월 말이나 2월 초에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색 8구역은 변전소 지중화 문제로 진척이 되는 상황이다.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8구역 옆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구역의 변전소 철탑을 철거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 작업을 조합에서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서로 줄다리기를 하다가 사업이 늦어진 걸로 안다"고 전했다. 

수색증산뉴타운, 어느덧 10억원 선 

이날 기자가 찾은 수색6구역 개발 지역에는 한 중년 부부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최근 투자자들이 임장(집을 매입하기 전 주변 환경이나 시세 등을 알아보기 위한 발품 파는 행위)을 다닌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다. 그들은 부동산 시세 관련 앱(어플리케이션)을 켜고 이리저리 확인하면서 "수색증산도 입주권이 10억원 대에 가까워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씨는 "가재울뉴타운 시세가 13억원, 14억원을 호가하자 수색증산뉴타운 입주권도 뛰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들은 "다른 지역을 보다 잠깐 들렸을 뿐이다"며 "아직 매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수색증산뉴타운과 가재울뉴타운 사이에 있는 증산2구역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 수색 6구역 모습.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어쩌다 하나 나오면 팔려. 매물은 거의 없다" 

공인중개업소들은 혹여 '우리 지역도 강도 높은 규제 대상이 될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이곳에서 20여 년을 공인중개업을 했다는 B씨는 "분양 앞둔 사업지들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입주권 시세에 대해 묻자, “현재 입주권은 9억원을 넘는다”며 “9억원 선에 형성돼도 호가는 10억원을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날도 공인중개업소 문의 전화는 꾸준히 걸려 왔다. B씨는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빠르게 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걸려온 전화에도 "결정되면 연락달라, 바로 계약할 수 있게 한다"고 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가 꼽는 호재는 방송국과 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롯데 DMC몰 예정 등이 있다. 그러나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색증산 호재는 딱히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방송국 수요와 롯데 복합몰 개발 호재가 있지만 먼 일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끝자락에 있는 향동·덕은·창릉이 신도시 개발로 살아나면서 수색증산에 호재가 된다.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색4구역 (DMC 롯데캐슬더퍼스트) 입주권은 85㎡이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고 시장 거래 상황을 전했다.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2·16대책 이후로 거래 물건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12·16대책 전에도 물건이 많지 않았다. 발표 이후 거의 물건은 99%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수색7구역 옆에 있는 구축 단지인 'DMC e편한세상' 84m² 매매는 6억3000만원, 전세는 3억5000만원이다. 

수색지구에서 재개발 이주 수요가 'DMC e편한세상'으로 정착할 때 잠시 거래가 왕성히 된 적이 있다. D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간혹가다 사러 오지만 길게는 8.2대책 이후로 다 죽었다"며 "2018년 9.13대책 이후로 거래가 뜸해졌다"고 귀띔했다. 

▲ 5월에 1386세대가 공급될 예정인 증산2구역.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수색이 '강남권 규제발 풍선효과'까지는 아니지만, 현 시세에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모습이 보였다. E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상암도 아파트가 20년이 넘어간다"며 "주변 단지가 구축이 많다보니 신축으로 갈아타려고 하는 수요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제야 수색이 '제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수요에 대해 물었다. E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개발 사업 진행 초기에는 많이 왔지만 요즘 매매가 안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이제 여기 실수요자가 많다"며 "대출규제 때문에 내놓고 싶어도 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 때문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오른쪽) 상암 롯데복합쇼핑몰 부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올해 수색증산 분양시장 화창...수색역은 교통의 요지로 

수색증산 분양시장은 화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서울 재건축·재개발과 뉴타운으로 나오는 공급 물량은 주변 단지와 새 단지를 기준으로 할 때 저렴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로또 단지'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수색증산은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조 본부장은 "상암이 가까워 수요도 풍부해 기존 아파트 분양했던 것들이 잘 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색증산이 개발되기 전에는 낙후된 인식이 많았다면 이제는 웃돈도 많이 붙고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색은 건너편에 상암동이 있고 북서쪽으로는 고양 창릉지구와 연결이 된다"며 "위치적으로도 앞으로 호재 요소가 충분한 지역이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가격은 상당히 올라갈 수 있는 지역인 이유로 "이미 갖춰진 경의선과 공항철도, 6호선 등 의 역세권 요소와 수색역세권 개발로 향후 수색역의 역할은 크다고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서울 서북부지역의 거점 도시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