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불평등, 사회분열, 기후위기 극복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재정립

미래의 건강, 선의를 위한 기술, 지구 살리기, 공정경제 등 의제 설정

생태학, 경제, 기술, 사회, 지정학, 산업 등 활동 분야 가이드라인 제시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포럼은 소득 불평등, 사회분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이 개념은 기업의 공익적 책임을 중시하고, 기업경영에 노동자, 소비자단체, 거래기업 등 이해관계자들 모두의 이익을 위한다는 독일식, 일본식 자본주의로 사용됐다.

2020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2020년 다보스 성명(Davos Manifesto 2020)’을 기반으로 6대 핵심 활동 영역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글로벌 협력과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 다보스 포럼 본부 건물 외관, 출처=다보스 포럼

1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0년 다보스 포럼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의 건강, 미래 사회와 일자리, 선의를 위한 기술, 지구 살리기, 더 나은 비즈니스, 지정학을 넘어. 공정경제,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등이 올해 다보스 포럼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제50회 다보스 포럼이 개최된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핵심 주제는 '결속력 있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알 겔이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재계 인사 30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번 다보스 포럼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선진제조 및 생산 이사회’(AMP) 이사로 참석한다. 주최 측은 한국의 신생기업과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1일 ‘데이터 공유를 통한 제조혁신’, 22일 AMP 이사회, 24일에는 ‘갈림길에 선 기술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비공식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다보스포럼 참석을 통해 디지털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 분석했다. 기존 자본주의는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해왔지만, 이해관계자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현시대에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충족할 수 있는 신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국제사회 연대가 약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동 대응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020년 다보스 포럼의 7대 주제와 글로벌 리스크

경제 관련 이슈는 더 나은 비즈니스·지정학을 넘어 공정경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더 나은 비즈니스를 위해 기업들은 기술혁명으로 변화되고 있는 산업 환경에 적응해야 함과 동시에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넘어 사회문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 추구에 따라 변모해야 한다. 디지털 및 플랫폼 경제 시대는 더욱더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아닌 정보의 주체, 혁신의 주체 등으로서 기업 경영 참여가 늘어날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저성장의 지속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인 경계를 넘어 다자간 공조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2019년 말 미·중 무역 분쟁의 완화 분위기 등으로 소폭 하락하였지만, 여전히 100p를 크게 웃돌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게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공정경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요 내용으로 채택되었다. 전 세계 소득 불평등 문제는 기술 변화와 함께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또 전 세계적으로 경제, 정치 부문 등에서의 양성 불평등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연구원 분석했다.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여 더욱 공정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건강·일자리 또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인구의 고령화, 건강 보험 문제 등 글로벌 의료 시스템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의료 산업의 혁신을 통해 인류에 건강한 삶을 제공하려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혁명이 노동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개혁, 평생학습, 재교육 등을 통해 미래사회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제적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을 설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선의를 위한 기술도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 발달로 인해 인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정책과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발달로 세계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윤리적 문제 발생 등이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또한 연구원은 5G 네트워크는 2020년 이후부터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원격수술, 자율 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 이슈도 다뤄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화석연료 경제(Fossil Fuel Economy)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화석연료 탐사·추출의 투자 및 보조금 축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상이변, 자연재해 등 환경 이슈와 데이터 범죄 등 기술 관련 이슈가 올해 글로벌 리스크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주요 글로벌 리스크는 국가 간 정치, 경제, 군사적 갈등 등 지정학적 이슈가 상위권을 차지하였다면 5년 사이 환경 문제가 최상위권에 분포하여 시급성과 심각성을 나타냈다.

▲ 다보스 포럼 관련 자료를 이용하여 현대경제연구원이 정리하여 도식화함, 출처=다보스 포럼

다보스 포럼의 대안

현대경제연구원은 다보스 포럼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2020년 다보스 성명(Davos Manifesto 2020)’을 통해 6대 핵심 활동 영역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글로벌 협력과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6대 핵심 활동 분야의 과제는 ▲생태학(Ecology),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 대응과 생물 다양성 보호책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 및 사업의 변화 ▲경제(Economy), 장기적으로 부채부담을 줄이고, 잠재성장률을 높임 ▲기술(Technology), 기술전쟁을 피하면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전개하기 위한 글로벌 공감대 형성 ▲사회(Society), 향후 10년 동안 10억 명의 인구에 새로운 기술과 재교육 기회 제공 ▲지정학(Geopolitics), 지역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보스의 정신(Spirit of Davos)’을 창조, 대화 및 조정을 위한 비공식 회의 개최 ▲산업(Industry), 4차 산업혁명 시대로 형성되는 새로운 사업 모델에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게 지원, 모든 이해관계자의 기대 증가, 빠른 기술 변화, 정치적 긴장감 등에 노출된 환경에서 기업들이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제시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문제 해결에 주도적 참여 등을 통해 국제사회 내 역할을 확대하고 위상을 높여야 한다 "며 "미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지속성장 가능한 한국 경제를 위해 투자 활력 제고와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혁신 성장을 통해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