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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핫상권 르포] ②건대입구 상권 겉으론 멀쩡... 상인들은 한숨

매출은 비슷, 매년 상승 유지비...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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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핫상권 시리즈는 이른바 '핫'하다고 평가되는 대학가 상권의 현재를 진단하기 위해 기획된 르포다. 소비자, 상인, 부동산업계의 시각을 아울러 샤로수길·건대입구·경희대 앞·신촌 4곳의 상권 변화와 특징을 분석했다. 인근 대학교의 역사와 함께 발달해온 대학가는 고정적인 소비층이 보장되는 상권이지만, 방학이나 개강 같은 시기에 따라 매출 격차를 보인다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같은 대학을 다녔던 이들도 세대에 따라 다른 향수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대학 상권의 풍경을 통해 다음 세대가 주축이 될 미래 상권까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강남과 함께 서울의 거대상권 양강체제를 이루는 홍대나 연극문화로 발달한 대학로는 '대학 상권' 자체로 한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대 역시 신촌과 가까운 데다 최근 몇 년 눈에 띄는 추이가 없어 다루지 않았다. [편집자주] 

② 건국대 인근 건대입구역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우리나라에선 대학가 상권들은 비교적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표적 대학가 건대입구역도 겉으로 봤을 땐 안정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은 어둡다. 상인들은 건대입구가 유동인구도 많고 상권은 안정적이지만, 매출 감소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인건비·원가 상승에 상권 전체의 순수익이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건대입구에서 한국 대학가의 현주소를 확인해 봤다.

   
▲ 오전시간 건대앞 거리, 사진= 이코노믹 리뷰 노성인 기자

건대입구 사거리 건널목 앞에는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이 언제나 많다. 오전부터 상가 내 카페와 음식점에는 빈자리가 몇 개 없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건대입구 상권의 현재

건대입구역 상권은 20, 30대가 주로 이용하는 젊은 상권으로 건국대, 한양대, 세종대 등 6만여명 재학생과 주변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 주로 이용한다. 99년 7호선과 청담대교가 들어오며 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해 홍대 등과 더불어 주요 대학가 상권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곳 상권은 크게 맛의 거리, 로데오 거리, 스타시티·롯데백화점 3곳으로 나뉜다. 맛의 거리는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 음식점과 술집 위주로 구성돼 있다. 스타시티와 백화점 상권은 명품 브랜드와 가맹점 매장이 대로를 따라 들어서 있다. 로데오 거리는 2015년에 택시 차고였던 부지에 200여개의 컨테이너를 연결한 ‘커먼 그라운드’가 생기면서 외식업종이 주를 이루게 됐다.

SK텔레콤이 발표한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건대입구역의 하루평균 유동인구는 24만1762명으로, 최근 ‘샤로수길’로 뜬 서울대입구역의 유동인구 17만1342명보다 7만명 가량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특별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기준 건대입구상권의 중심 화양동을 143개 구역으로 나누어 분석한 상권동향이 ‘다이내믹’ 59개, ‘상권확장’ 40개, ‘상권축소 ‘29개, ’정체 ‘15개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61개, 37개, 24개, 17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근처 회사에 근무하는 A 씨는 “이 근처에 일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이곳 경기가 침체 되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며 “주로 술집과 음식점이 많아서 불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는 게 이유인 것 같다”고 답했다.

요식업사장들, 손에 쥐는 돈에 한숨 

오전 무렵 찾아간 건대입구역은 출근 시간이 지난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지하철역 근처 카페에 들어가니 빈자리가 중앙의 긴 탁자밖에 없었다. 카페는 공부하는 학생,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붐볐다. 커피를 주문하며 직원에게 매일 이렇게 자리가 없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오늘은 평일 오전치곤 손님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평소에도 입구와 가까운 자리들을 빼놓고는 자리가 없다”고 답했다.

카페를 나와 찾아간 옷가게 사장은 “경기 침체의 여파는 적은 편이다. 손님 중에 직장인이 많아 이 주변은 방학에도 그 영향이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상인의 말에 따르면 3년 전과 비교해도 매출 자체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인건비가 상승해 손에 들어오는 돈은 많이 줄었다고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생을 3명 고용했지만, 한 명이 그만둔 이후로 자신이 그 시간에 가게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문구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사장은 “인건비가 매년 상승하니, 아르바이트생을 쓰기 부담스러워졌다. 작년 이후 하루에 8시간씩, 3일은 나와야 이윤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상인은 월세가 매년 5~10% 오르는 것도 부담의 원인이라고 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가게들이 하나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영업 준비 중인 카페 사장을 만나 봤다. 그는 “보통 다른 곳은 점심, 저녁에만 손님이 많은데, 이곳은 그사이에도 손님이 꾸준히 온다”고 답했다. 인건비와 월세 상승에 관해 물어보니 “아무래도 1월은 매출이 감소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매년 여름 매출이 좋아서 아직 부담이 많이 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청소 중이던 맞은편 마라탕집 사장은 한숨을 쉬며 “2017년 마라탕 열풍이 불 때 당시는 재미를 꽤 보았다. 저녁에 손님들이 번호표를 받고 기다릴 정도였다”며 “하지만 요즘 매출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거기다가 세금과 인건비도 올라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상권이 젊다 보니 유행에 민감하다. 작년에 내가 아는 곳만 마라탕집이 2개가 더 생겼다”며 “여기 오는 손님 수는 예년과 비슷한데, 서로 나눠 먹는 사람은 늘었다”고 푸념했다.

   
▲ 초 저녁부터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사진= 이코노믹 리뷰 노성인 기자

노점상은 매출까지 감소

오후가 되어 땅거미가 드리워질 무렵, 떡볶이를 파는 포장마차에 들어갔다. 18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장사했다는 주인은 매출이 줄어든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원래 겨울에 장사가 더 잘되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며 “작년보다 20% 정도 수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국대 정문과 지하철이 있는 쪽은 잘 되고 있지만, 조금만 어린이 대공원역 쪽으로 올라가면 망한 노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근처 빙탕후루(생과일 사탕)을 판매하는 노점 사장의 경우도 같았다. 상인은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 수는 비슷한데, 사탕을 사는 사람들은 줄었다. 그리고 줄어든 손님 수에 비하면 버는 돈이 더 줄어들었다”며 “특히 딸기와 같은 재료값은 점점 오르는데, 손님은 줄어서 걱정이다”고 힘없이 말했다.

저녁 시간, 건대입구는 가게 간판의 불이 하나씩 켜지면서 ‘불야성’을 이루었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사람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퇴근 후 회사 사람들끼리 회식을 온 직장인들, 데이트 중인 연인들, 롱패딩에 슬리퍼를 신고 술집으로 하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맛의 거리에 있는 편의점 사장은 현재 건대입구 상권을 빛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매출은 지난 3년 내내 비슷하다. 계절 따라 많이 나가는 품목은 다르지만, 전체 매출은 일정한 편이다”며 “하지만 물가, 세금, 인건비 상승이 함께 오면서 작년은 그 전보다 순수익은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에서는 매매도 잘 되고, 세도 꼬박꼬박 내는 가게들이 많으니 여기 상권이 괜찮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지금은 빛 좋은 개살구지만, 내년에는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사주를 봐주는 노점을 운영 중인 점주 또한 손님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는 “저녁때만 되면 가게 앞 의자에 한두 커플 정도는 대기했는데, 요즘은 기다리는 손님이 없어졌다”고 했다.

사주 가게 앞에서 대기 중인 커플에게 건대입구역 방문 횟수를 물어봤다. 그들은 “아무래도 학교가 건국대다 보니 방학에도 자주 오고 음식점과 술집뿐 아니라 옷가게도 많아 여기서 먹는 것 대부분을 해결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상권변화에 관해 물어보자 “과거보다 사람들이 적게 오지는 않는 것 같다”며 “노점상 손님은 줄어든 것이 맞는 것 같다. 저도 그렇고 친구들도 돈이 없을 땐 떡볶이 같은 분식 대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을 사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답했다.

   
▲좁은 골목에 부동산이 마주 보고 자리하고 있다.  원래 오른쪽은 치킨집이었으나 부동산으로 최근 바뀌었다. 사진= 이코노믹 리뷰 노성인 기자

부동산 관계자들은 “괜찮아”

부동산들은 상인들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상가 내 H 부동산은 “건대입구 상권은 안정적이다. 대학가로 불리지만 사실 직장인들이 상권에 큰 부분을 차지해 방학시즌에도 침체가 되지 않는다”라며 “월세가 갑자기 오르거나 매물이 작년보다 늘지도 않았다”며 “현재 외곽지역에 비어있는 가게가 있지만, 문의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있어 금방 채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 Y 부동산은 “자영업자들이 장사하기 힘들어진 것은 맞다. 매출은 비슷하지만 월세와 인건비가 오른 것이 원인”이라며 "현재 나가는 가게들은 없지만, 이런 경향이 몇 년 지속한다면, 이 부근 점포들은 힘들어질 것"이라 설명했다.

중개사는 “하지만 내후년 롯데 백화점 맞은편에 들어오는 ‘Xi elle’, ‘더라움 펜트하우스’, ‘호반써밋플레이스’ 등의 입주가 완료된다면 건대입구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유동인구가 올해보다 늘어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건대입구 상권은 대학생과 직장인의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요식업·소매점의 비중이 컸다. 건대입구의 요식업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상권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비록 대학교 방학 때마다 매출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상인들은 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느끼고 있다. 다만 요식업 밀집 지역인 특성상 다른 대학가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노점상들은 체감경기가 더 안 좋다고 느꼈다. 오는 2021년 8월. 2022년 7월, 4월에 준공 예정인 3개 아파트·오피스텔이 건대입구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건대입구 상권의 공실률이 6%를 기록했지만, 대학의 방학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건대입구에 들어오는 오피스텔은 가격이 높아 주 거주자들은 직장인들이 될 것이다”라며 “소비능력을 갖춘 고정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노성인 기자 nosi3230@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1.21  11:15:27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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