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지난해 1조원 시설투자 이어 올해 LCD유리기판 투자, NCC·POE 등 증설확대

중국 공급확대 예고, 업황 부진 가시화에도 자금조달 경상적 투자·원재료 매입 진행

신평사 "투자성과 가시화 여부 따라 업체마다 재무부담 확대수준 달라질 수 있어"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화학 기업들이 최근 공모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크게 확대하고 있지만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 기관은 올해 화학 업종에 대해 글로벌 경기둔화, 중국의 공급확대 요인을 감안할 때 제품 전반에 수급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중국이 화학제품 전반에 걸쳐 대규모 증설을 예정하고 있는 점이 공급 측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시설 증대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 가격 측면에서 원가경쟁에 밀리기 때문에 화학 업종 전반에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학 업종은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둔화로 지난해부터 수요가 둔화된 움직임을 보였지만 기업들은 지난해 회사채에 대한 수요 증가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자금 조달한 기업 중 일부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목적으로 자금을 빌렸고 원재료 구매 대금에도 활용해 재무적 부담을 낮췄다.

기업들이 시설투자 계획과 차환스케줄에 따라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증가된다면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 측 공급 확대 요인으로 업황이 좋지 않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설투자를 매년 지출해 주목된다. 실적 위축을 우려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가하면 정기적 경상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1년간 화학기업들의 자금조달이 2018년 대비 크게 확대됐다.  특히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은 2018년 대비 자금조달이 2배 이상 늘었다.

LG화학은 지난해 공모채 시장에서 1조원 규모로 자금을 조달해 전액을 시설자금에 투입돼 주목되고 있다. LG화학은 자금조달한 1조원 중 6000억원은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확장을 위해 지출했고 나머지 4000억원은 각각 폴리에틸렌(LLDPE)과 전지셀라인·전극라인 증설에 활용했다.

LLPDE생산시설 확장은 고부가제품 생산시설을 확대는 차원에서 지출됐고 전지셀라인 증설은 수주를 대응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LG화학은 밝혔다. LLDPE생산시설의 경우 2021년 6월까지 확장 공사가 진행됐고 전지셀라인과 전극라인 증설은 올해 2월 마무리된다. 

LG화학은 지난해 1조원 규모의 시설투자에 이어 올해 LG화학은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LCD유리기판 공장의 시설증설을 위해 7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 증설은 2012년부터 시작됐고 올해 말 완료된다.

올해도 LG화학은 공모채시장에서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7000억원 추가 시설증설 대금과 오는 5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를 합하면 8200억원 수준이다.

LG화학을 비롯해 다른 화학 기업들도 올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하는 분야는 주로 나프타분해시설(NCC)에 시설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한화토탈의 경우 지난해 10월 ADL(Advanced Double Loop)공장에 연간 40만톤 규모의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에 3747억원을 투입했고, PP#4공장에도 3800억원 가량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또한 오는 2021년까지 한화토탈은 NCC Sidecracker에 2차 증설을 진행한다. 증설이 진행되면 원재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생산능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증설 규모는 1470억원이며 이번 투자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이 각각 15만톤, 4만5000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토탈은 해당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 공모시장에서 30000억원을 조달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GS에너지 합작사업 등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조7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 투입하고 있으며, SK종합화학은 경상투자에 연평균 1000억원 지출하고 있다. 한화토탈의 경우 폴리에틸렌(PE) 증설에 매년 약 7500억원 투입하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올해 설비라인 증설 등 시설투자는 공급요인으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도 대부분의 화학기업은 원재료 대금 지출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SK종합화학은 자금조달 5000억원 중 3500억원을 나프타 매입대금과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매입대금에 지출했고, 금호석유화학은 2000억원 중 1014억원을 원·부재료 구매에 활용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5월 1350억원을 조달해 500억원은 프로핀(PROPANE)등 원재료 구입을 위해 지출했다. 한편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은 자금조달 전액을 회사채 차환을 위해 지출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000억원 회사채 발행에 이어 이달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조달한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회사채 차환과 차입금 상환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면서 새롭게 설립된 법인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석유화학, 소재부문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인만큼 앞으로도 공모시장에서 운영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무 한국기업평가 연구위원은 올해 석유화학 사업환경에 대해 비우호적이라고 밝히며, 실적 방향이 저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 연구위원은 “업황 다운사이클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적극적인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투자성과 가시화 여부등에 따라 업체마다 재무부담 확대수준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 기업별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