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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재고떨이는 옛말…‘리퍼브 제품’ 강남 부자도 찾는다

서동원 올랜드아울렛 대표 “리퍼브 사업은 친환경적…정책적 지원 고려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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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리퍼브(refurbish)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퍼브 제품은 인터넷 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변심, 하자 발견 등 이유로 반품한 물건을 의미한다.

리퍼브 제품은 유통 과정을 한번 거쳤다는 이유로 신제품에 비해 가치 절하된다. 실제 당초 신상품일 때보다 흠이 나거나 충격을 받는 등 요인으로 감가상각이 이뤄질 수 있다. 소비자가 느끼기에 신제품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이 줄어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최근 알뜰하고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리퍼브 제품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당장 이용하는데 발생하는 문제가 없다면 신제품 가격 대비 20~80% 가량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을 이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2005년 설립된 리퍼브 제품 전문 취급 업체 올랜드아울렛은 이 같은 소비 행태를 적극 공략해오고 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올랜드아울렛은 가전, 가구 등 살림살이를 활용해 사업을 이어오다 최근엔 세제, 식품 등 일상용품까지 판매하고 나섰다. 리퍼브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본격 사업화했다. 12월 17일 올랜드아울렛을 이끌고 있는 서동원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 리퍼브 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서 대표는 올랜드아울렛을 설립하기 훨씬 전인 1980년대부터 반품 제품을 사업 아이템으로 취급해왔다. 반품 제품은 당시 리퍼브 제품 대신 B급·C급 제품 같은 용어로 불렸다. 흠집 나거나 성능이 약화하고 인기 없는 제품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다.

반품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된 계기는 인터넷 거래, 홈쇼핑 등 새로운 형태의 소비 행태가 활성화한 점이다. 소비자들은 앞서 구매했던 상품에 하자가 없음에도 다른 디자인, 색상 등을 갖춘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했다. 이 과정에서 반품 제품 가운데 쓸만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품기 시작했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알뜰한 소비생활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리퍼브 제품 시장을 키운 요소로 꼽힌다. 기능에 있어 신제품과 큰 차이 없는 리퍼브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실용적이고 알뜰한 소비 방식이라는 인식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서 대표는 리퍼브 시장의 성장세가 ‘지혜로운’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고객의 증가세를 방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 대표는 “신혼부부들이 새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가구, 가전 등 살림살이에 흠집이 나는 일은 다반사”라며 “처음부터 높은 비용을 들여 신제품을 사느니 저렴하지만 기능엔 차이가 없는 리퍼브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랜드아울렛은 리퍼브 제품의 가격을 앞세울 뿐 아니라 품질 관리에도 신경써오고 있다. 고객이 원하면 판매했던 리퍼브 제품을 교환·환불해주고도 있다. 소비자들이 저가에 반해 리퍼브 제품을 구매했다가 품질에 실망하곤 외면할 경우 리퍼브 사업자들의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리퍼브 사업자들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점 또한 시장 성장의 부산물로 해석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서 대표는 “예전 일부 사업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리퍼브 제품을 속여서 팔 수 있는 시장은 끝났다”며 “리퍼브 사업자들은 이제 상품 품질 뿐 아니라 사후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대로 사업을 체계화·고도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브 시장이 커지고 취급 상품군이 늘어날수록 가전·가구나 골프채 같은 고가 제품을 찾는 부호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서 대표에 따르면 올랜드아울렛 고객의 절반 가량이 서울 시민이며 강남 부호들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 대표는 “검소하고 알뜰한 소비습관을 가진 부호 고객들이 리퍼브 제품을 많이 찾는다”며 “리퍼브 제품은 각계각층 고객에게 통용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퍼브 제품이 품질에 있어 신제품에 뒤처지지 않더라도 재고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는 달리 볼 때 리퍼브 사업자들이 제조사의 고민거리인 재고 처리를 도울 수 있는 셈이다. 신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은 가격 격차에 따른 소비자 반발 등을 고려해 반품 제품을 재판매하지 않고 있다. 반품 제품을 회사 구성원들에게 할인가에 판매하기도 하지만 결국 남겨진 반품 제품은 폐기한다. 비용이 수반될 뿐 아니라 환경 차원에서도 낭비다.

서 대표는 반품 제품의 판로를 활성화시키는 점에서 리퍼브 사업이 환경 친화적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이 같은 친환경성, 수익성 등 강점에도 불구하고 리퍼브 사업에 대한 정부 관심은 미미한 것으로 봤다. 서 대표는 당국에서 친환경 분야의 대안으로 리퍼브 사업을 눈여겨볼 만 할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서 대표는 “리퍼브 사업자 대부분이 영세한 가운데 인건비가 많이 들고 자금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에서 리퍼브 사업의 친환경성을 간파하고 사업자들에게 저리 금융을 지원해주는 등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준다면 시장에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cdh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2.27  14: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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