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오픈 마켓 갤럭시 스토어.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 ‘갤럭시 스토어’가 정식 명칭을 바꿔 달은 지 10개월이 넘었다. 그간 갤럭시 스토어는 ‘삼성 앱스’, ‘삼성 갤럭시 앱스’를 거쳐 ‘원 UI(One UI)’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갤럭시 스토어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갤럭시 스토어의 시장 성과는 여전히 미비하다. 실제 국내 오픈 마켓 매출액만 보더라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원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4위다. 풍부한 갤럭시 디바이스 유저 풀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는 국내 70%에 달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무색해지는 수치다. 갤럭시 스토어가 진정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알리고 또 알려야 한다

▲ 삼성전자 갤럭시 스토어. 출처=갈무리

갤럭시 스토어는 삼성전자가 가진 브랜드 때문에 앱 콘텐츠 개발사들이 쉽게 진입하고 있다. 특히 독과점이나 다름없는 오픈 마켓 공룡 기업 구글과 애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실제 국내 오픈 마켓인 원스토어 출시를 미루는 게임 업체들도 갤럭시 스토어에서는 출시를 하고 있다. 이런 점은 분명한 갤럭시 스토어의 강점이다. 또 연간 약 3억대 수준의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점은 잠재적인 시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풍부한 갤럭시 디바이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갤럭시 스토어 사용자들이 저조하다. 앞서 열거한 장점들은 모두 B2B(기업간거래) 부분에서만 특징이다. 사용자가 체감하는 B2C 부분에서는 기존 안드로이드 오픈 마켓에서 갈아탈 이유가 부족하다. 물론 갤럭시 스토어가 20개 게임을 오는 17일까지 20억원 상당의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 게임 사용자들이 해당 이벤트를 잘 알지 못한다.

올해 3분기 오픈 마켓 게임 출시 상황만 보더라도 쉽게 판단된다. 국내에서 출시한 3분기 주요 모바일 게임인 ‘달빛조각사’, ‘V4’, ‘리니지2M’ 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하지만 갤럭시 스토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갤럭시 스토어에 출시한 게임들은 인디 게임 및 기존 출시된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가장 효과적인 모객이 이루어지는 신작 게임에서 갤럭시 스토어는 ‘삐끗’하고 있다. 원인은 원스토어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앱 시장은 230억 달러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게임은 160억 달러로 비중이 70%에 달했다. 사실상 오픈 마켓의 킬러 콘텐츠가 모바일 게임인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게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디바이스부터 UI(사용자환경), UX(사용자경험)까지 게임에 최적화하고 있다. 갤럭시 스토어는 충분한 성장 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사소한 문제라도 빠른 해결 필요

▲ 갤럭시 스토어 에러. 출처=갈무리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토어에 비교적 세심한 앱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 발생을 최소한으로 낮추겠다는 의도다. 과거 애플의 정책과도 비슷하다. 애플은 까다로운 앱 검수 정책을 꽤 오랫동안 유지해 국내 게임 업체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출시 후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하는 현상을 만들었다. 그런 애플 앱스토어도 엔진 발달과 정책 완화로 허들을 낮췄다. 하지만 갤럭시 스토어는 과거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해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우선 순위가 밀리고 있다.

갤럭시 스토어가 경쟁을 벌일 대상은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같은 OS(운영체제)인 구글 플레이스토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앱 검수에 대한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게임 및 콘텐츠 제작자들은 마케팅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동시 출시’를 가장 선호한다. 때문에 갤럭시 스토어는 기업 고객이 원활하게 유입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급 룰을 적용할 필요성이 보인다.

또한 사용자를 위한 개선점도 남아있다. 일례로 갤럭시 스토어는 본인인증을 거쳐 성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지만, 본인인증을 하더라도 재접속을 하지 않으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다운로드’라는 경고문과 함께 정상적인 접근이 되지 않는다. 심각한 수준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소한 불편한 부분도 갤럭시 스토어를 떠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미 완성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다른 오픈 마켓과 경쟁하는 갤럭시 스토어는 사용자, 제작자 모두에게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동반 성장 가능한 플랫폼 지향

갤럭시 스토어는 글로벌 유통망이라는 매우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 산업에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갤럭시 스토어가 본격적인 활성화를 이루면 대형 게임 업체 외에도 중소 게임 업체에도 새로운 기회로 다가온다. K게임의 가장 큰 유통망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자들과 밀접한 협업과 또 상생하는 기조가 갖춰져야 한다.

그간 삼성전자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갤럭시 스토어의 서비스 방향을 알려왔다. 시대는 5G(5세대이동통신) 등장과 함께 점차 ‘초연결’로 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브랜드를 통해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모두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갤럭시 스토어는 연간 3억대에 이르는 디바이스 출하량에 힘입어 성장 가능성을 여전히 내포하고 있으며, 관련된 여러 산업과의 동반 성장까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