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1만2000여 세대,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둔촌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의 발목은 결국 늘어난 공사기간이 잡게 될까. 지난 6일 국토교통부가 상한제 지정 지역을 발표하면서 강동구 둔촌동도 분양가 상한제의 핀셋 규제를 피하지 못했다. 

▲ 공사기간 지연으로 인한 공사비 검증과 함께 분양가 협의까지 넘어야 하는 둔촌주공1단지 사업장의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DB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에 한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4월 28일까지 신청하면 분양가 상한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둔촌주공 1단지도 어떻게든 4월 말까지 분양을 서두르는 재건축 단지 중 하나였다.

둔촌주공 1단지 재건축 조합은 내년 2월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공사비 검증, 상가 분쟁, 분양가 협의 등 산재한 난관으로 조합의 생각만큼 사업의 진행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사업 진행의 걸림돌로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주52시간 확대가 건설현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공사 진행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른 공사비 증액으로 공사비 검증의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주 52시간제는 전체 사업장에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52시간으로 공사기간 지연과 공사비 검증까지

조합 관계자 역시 주52시간 도입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검증 규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은 안하지만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공사)기간에 영향은 주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인력을 많이 투입시키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안전사고와 비용 문제로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구철 미래도시시민연대 재건축지원조합단장은 해당 단지의 공사비용이 늘어나게 된 이유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설계변경에 따른 사업지연과 52시간 근무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 마감재 일부가 변하는 영향 등이 그것이다. 그는 그 중 올해 공사기간의 변수로 작용하게 된 원인으로 특히 주52시간 도입을 꼽았다. 김 단장은 “건설 현장에서도 주 52시간 문화가 확산되는 등의 영향으로 공사기간이 길어졌다. 당연히 공사비에도 영향을 줘 공사비가 상승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당 제도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공정에 걸리는 시간이 5개월에서 6개월 정도 늘어나게 됐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계약도 최근에는 그만큼의 기간을 감안해 체결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단장은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전체 일정이 지연되는 점은 분명 있다. 공사시의 제한 사항 때문에 인원을 무작정 20% 늘리기도 힘들고 인원을 늘린다고 공사기간을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둔촌 주공 1단지도 주 52시간 때문에 반년 정도 공사 기간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건설사 관계자 역시 그런 영향이 분명 공정에 주는 영향은 있다고 답했다. 해당 관계자는 “분명히 현장에서도 주 52시간으로 공사가 늦어진 부분은 있다. 올해의 경우 억지로 시행착오 거치면서 기간과 비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론이지만 내년부터는 관련 수치 등이 데이터화돼서 현장에서 인력 산출 등을 할 때 감안할 때 적용되리라 본다. 올해의 경우 해당 단지도 실제로 관련한 예상이 증액됐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주 52시간은 또 다른 장애물도 만들어 냈다. 공사기간이 길어져 공사비가 늘어난 단지들에게는 공사비 검증이라는 또 하나의 규제 아닌 규제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둔촌주공1단지의 경우 증액된 공사비는 4000여억원 규모로 지난달 18일 검증기관인 한국감정원에 공사비 검증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공사비 검증 기관인 한국감정원에는 둔촌주공 1단지 한 곳의 공사비만 검증이 진행 중이다. 이달 말 서울 재건축 중 한 곳이 공사비 검증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관계자는 “공사비 검증 기간에 예민한 조합원들로부터 연락도 많이 왔다. 법적으로 최장 75일이나 연장도 가능하지만 분양 이전인 1월내에는 검증 기간이 끝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변수는 자료 보완 등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변수가 없다면 1월까지는 검증이 끝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사비 검증 끝나도 험난한 분양가 협의 남아 있어

둔촌주공 아파트의 사업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바로 분양가다. 4월 말까지 분양을 끝내기 위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HUG)의 분양가 협상을 남겨두고 있지만 서로간의 이견이 커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조합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둔촌주공 주공 조합은 지난 7일 총회에서 3.3㎡당 3550만원의 일반 분양가를 책정한 상태다. 그에 반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시하는 분양가는 3.3㎡당 27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둔촌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이 협상에서 강경하게 나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시간을 끌다가 자칫하면 분양가 상한제의 덫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3.3㎡당 2300만원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조합원 사이에서 나돈다고 한 조합원은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 둔촌 주공 1단지 재건축 조합의 조합관계자는 “분양가 문제는 이제 출발선이다. 총회 끝났으니 그 동안 만든 자료로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는 3.3㎡당 3550만원을 희망한다고 총회를 해 조합 의견이 그렇다는 것을 표시한 것이다“라면서 ”강동구 공시지가가 높다는 점을 비교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장하는 분양가는 부당하겠다는 점을 주로 협상에서 강조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