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특히 배당의 안정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타 국가대비 매력적인 미국 배당주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출처=삼성증권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의 1560억달러 중국제품에 대한 15일 15% 관세부과를 앞두고 막판 미중 무역협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향방 등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성 장세에 대응을 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배당주에 대한 프리미엄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10일 증권업계는 특히 배당의 안정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타 국가대비 매력적인 미국 배당주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단순히 배당수익률 자체로만 본다면 미국 시장을 고집하지 않아도 선택지는 많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배당주를 이길 수 있는 전략은 많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입장이다.

김중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자본시장 인프라를 갖췄다”면서 “배당성장주, 고배당주, 우선주, 리츠(REITs),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펀드, BDC(기업성장투자기구), CEF(상장폐쇄형편드) 등의 다양한 배당 투자 옵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축 통화인 달러 자산이란 장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당주 투자의 제1원칙, '지속 가능성'

고배당은 고수익을 의미하지 않는다. 김 연구원은 “단순히 높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종목을 선택한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면서 “주가 하락에 의한 착시 현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은 일단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법칙이 적용된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고배당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배당성장주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성장주의 경우 현재 배당수익률이 낮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면서 “주가의 장기상승이 반영될 결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마스터카드의 경우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0.5% 수준이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동사의 주가 상승률은 977.9%에 달한다. 2010년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배당수익률은 5.9% 수준으로 결코 낮지 않다.

김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검증된 배당성장주의 존재 자체가 드물고, 연간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실현하기 어려운 전략”이라면서 “오랜 기간 검증된 배당성장주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 출처=삼성증권

김 연구원은 “미국 배당주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회사의 영속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위기 상황이 아니면 꾸준히 배당을 증가시키는 꾸준함”이라면서 “50년 연속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왕(Old Kings), 배당귀족(25년 연속 증가), 배당성취자(10년 연속 증가) 같이 오랜 기간 이익의 지속성을 증명하고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만들어온 기업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들 우량 배당 기업은 수익률 또한 훌륭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배당귀족 인덱스의 주가 상승률은 202%에 달하고, S&P500 지수를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김 연구원은 “단순히 수익률만 높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가 하락 국면에서의 방어력도 뛰어난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IT버블, 금융위기 등의 주가 하락국면에서 시장을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수익률 상회)했고, 80년대 이후 미국 리세션 기간 배당귀족 인덱스는 시장을 평균 1.38% 아웃퍼폼했다.

5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왕의 저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전체 상장기업 중 단 0.4%만 허락된 자리다.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이 20년이 채 안 된다는 걸 고려했을 때 50년은 생존하기도 벅찬 기간이다. 이들 기업은 높은 진입장벽(경제적 해자),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냈다.

▲구 배당왕(Dividend King) Top 15 출처:Sure Dividend, Bloomberg, 삼성증권 자료: Bloomberg, 삼성증권

배당왕(Old Kings)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존슨앤존슨·코카콜라·3M·콜게이트파몰리브·호멜푸드·스탠리블랙앤데커 등으로, 배당왕 종목들은 대부분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산업재의 비중이 높다.

한편 김 연구원은 “IT 혁명, 글로벌 고령화 등 세상이 뒤바뀌는 변화 앞에서 과거의 배당왕 종목이 반드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미래 50년을 버텨낼 수 있는 새로운 왕(New Kings)들이 등장할 차례”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새로운 배당왕을 찾기 위한 기본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S&P500 포함+10년간 배당컷(배당금 하락 X) ▲5년 및 10년 Totatl Return 상위 50% ▲FY1대비 FY2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성장 ▲2019년 기준 배당수익률·상위50% ▲바텀업 기업 분석

▲ 출처=삼성증권

김 연구원이 제시한 모든 조건을 순서대로 만족시킨 결과 홈디포·유나이티드헬스그룹·보잉·컴캐스트·맥도날드·록히드마틴·퍼블릭 스토리지 등이 신배당왕 종목이 추려졌다. 경비소비재와 부동산이 20%의 비중을, 유틸리티, 산업재, 필수소비재가 13%의 비중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구배당왕 포트폴리오에 비해 시스템 리스크에 조금 더 취약할 가능성이 있지만, 점진적인 경기 둔화 시나리오에서는 아웃퍼폼이 기대되는 조합”이라고 판단했다.

▲신 배당왕(Dividend King) Top 15 출처: Bloomberg, 삼성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