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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신뢰의 대결…삼성전자·TSMC,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격돌

5나노 공정 양산에 이어 3나노 공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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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와 대만 TSCM가 초미세공정을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권 경쟁을 벌인다.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그간 쌓아온 ‘신뢰’를 내세운 TSMC는 5nm(나노미터), 3nm 등 초미세공정으로 정면 충돌했다. 특히 퀄컴 신형 SoC 스냅드래곤 765는 삼성전자, 스냅드래곤 865는 TSMC가 양분하며 생산하면서 파운드리 패권 경쟁이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물론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각각 49.2%와 18.0%며, 격차는 최근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초기술 격차 전략을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두 회사의 경쟁구도는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기술’ 초격차 삼성전자, 내년 상반기 EUV 5나노 공정 양산…2021년 3나노 진입

   
▲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4월 EUV 5나노 공정 개발을 성공했다. 본격적인 5나노 공정 양산은 내년 상반기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 로드맵을 통해 설계 최적화로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면적 25% 감소, 25% 향상된 전력 효율, 10%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높은 호환성을 바탕으로 기존 보유한 7나노 고객을 자연스레 5나노 고객으로 잇는다는 포부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화성캠퍼스 S3 라인에서 EUV 기반 최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현재 건설 중인 화성캠퍼스 EUV 전용 라인을 내년부터 본격 가동해 고객과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EUV 기반 공정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반도체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술적인 약진에 삼성전자는 퀄컴의 보급형 칩 스냅드래곤 765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1년에는 3나노 공정 양산까지 진입할 계획이다. 3나노 공정은 7나노 공정 대비 면적 45% 감소, 50% 향상된 전력 효율, 35%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포럼에서 고객사에 3나노 GAE 공정 설계 키트를 배포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3나노 공정은 TSMC 대비 1년 이상 앞선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이어가며 후발 진입의 약점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는 7나노에 이어 3나노에서도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GAA는 트랜지스터 게이트가 채널 4개면 모두에 배치되는 기술로, 누설전류가 줄어 트랜지스타의 구동 능력이 높아진다. GAA는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공정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TSMC는 3나노에서 기존 핀펫 공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메모리 반도체 역량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진 경향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내공'은 상당한 편이다. 2005년 파운드리 사업을 처음 시작해 2009년 로직 공정 연구소를 신설하고 2012년 미국 오스틴 S2 라인 가동으로 파운드리 생산을 크게 확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14나노 핀펫, 2016년에는 10나노 핀펫으로 진격했고 2017년 10나노를 거쳐 지난해 2월 7나노 공정시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 독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뮌헨'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정은승 사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삼성전자는 점차 늘리고 있는 퀄컴 등 글로벌 고객사를 바탕으로 서서히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18.5%로 TSMC(50.5%) 뒤를 잇고 있다. 격차는 30%p(포인트) 이상이지만 수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는 5나노, 3나노 공정 등 기술 초격차를 통해 TSMC와 그러한 간극을 줄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 기저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매출 다각화의 의미도 있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하며 2020년인 내년에는 업황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은 이미 종료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준비는 끝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삼성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33조원의 투자를 단행,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최강자를 노리는 것이 골자다.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하며 연구개발에 73조원,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신뢰’가 무기 TSMC, 내년 5나노에 이어 2022년 3나노 양산 계획

   
▲ 대만 TSMC 로고. 출처=갈무리

TSMC는 그간 맺어온 고객사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기술 약진에 5나노, 3나노 공정 양산에 서두르고 있다. 당초 TSMC는 3나노 공정 양산을 2023년으로 예정했지만, 삼성전자의 계획에 발표 이후 2022년으로 1년 앞당겼다.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TSMC는 삼성전자의 추격에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9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2020년 상반기에 5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2022년 3나노 공정 양산을 대비해 시설을 곧 마련할 예정이다. J.K 왕 TSMC 팹 운영 부문 수석부사장은 “2020년 상반기에 5나노 공정을 양산할 계획이며, 2022년에 새로운 3나노 공정을 사용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0.5%로 1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과반이 넘는 점유율에는 그간 고객사들과 맺어온 신뢰가 우선되고 있다. TSMC는 이미 애플과 독점 계약 수준의 칩 공급에 이어 퀄컴의 신형 프리미엄칩 스냅드래곤 865도 수주했다. 이런 부분은 그간 TSMC가 쌓아온 고객사와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7나노 EUV에 이어 3나노에 세계 최초로 GAA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TSMC는 3나노에 기존 FinFET 공정을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GAA 조기 도입은 파운드리 선두 업체 TSMC와 공정 격차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두 실력자의 대결..향배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TSMC의 우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맹추격이 벌어지며 기술 집적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초기술 격차를 보여주려는 삼성전자가 당장 TSMC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퀄컴의 반응을 봐도 예상할 수 있다.

퀄컴은 최근 테크서밋을 통해 최상위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65의 제작은 TSMC에게 맡기고, 주력시장에 뛰어들 미들급 스냅드래곤 765는 삼성전자에게 맡겼다. 퀄컴의 수요공급 시스템에 따른 정교한 판단이지만 일각에서는 최상위 모델 제작 파트너로 TSMC를 택한 점에 집중하고 있다. 스냅드래곤 765는 원칩으로 구동되는 플랫폼이라는 상징성이 있으나, 퀄컴의 가장 최상위 라인업인 5G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65의 제작은 TSMC가 맡기 때문이다. 또 확장현실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XR2의 제작도 TSMC가 맡는다. 퀄컴 입장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 모두의 손을 잡았으나, 상대적으로 TSMC에 더 믿음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물론 퀄컴은 이러한 분석에 선을 긋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이 4일(현지시간) 테크서밋이 열리는 미국 하와이 그랜드와일레아 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어 "퀄컴은 삼성전자와 TSMC 모두와 매우 긍정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삼성 같은 경우 최근 더욱 파트너십이 강화되었다. 14나노부터 10나노, 그리고 7나노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퀄컴은 삼성전자 및 TSMC와 첨단 노드(node)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나아가 관련 로드맵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삼성전자가) 765 및 765G SoC를 제작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시장의 선택을 누가 받느냐'에 달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략 플랜B인 시스템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황대영 기자 hdy@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2.09  18: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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