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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신 아세안 눈돌리는 철강업계…‘경쟁 심화’는 숙제

현지기업 협력·제품 차별화·CSR 등으로 경쟁력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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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업계가 아세안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높아지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아세안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제 발전으로 인프라 건설, 가전제품 소비 등의 꾸준한 수요가 예상돼서다. 다만 해당 시장에서 중국·일본 철강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7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내년 세계철강 수요는 18억 570만t으로 올해 17억7500만톤(예상)에 비해 1.7%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내년 철강수요가 1%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올해 3·4분기 6% 성장에 머물며 최근 급격히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반면, 내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철강 수요는 올해에 비해 4.1%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국가의 내년 철강수요는 올해 대비 5.6% 증가할 전망이다. 중남미와 인도의 증가율은 각각 3.9%, 7%씩으로 관측된다.

아세안 지역이 철강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꾸준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인프라 구축, 가전제품 소비 등으로 철강 소비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동남아시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 지역 철강 소비는 8002만3514톤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와 잇따른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등으로 미국향 수출물량이 제한되면서 철강업계는 아세안 등 해외시장에서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인니 ‘크라카타우 포스코’ 올해 판매량 300만톤 전망

업계 맏형인 포스코는 일찌감치 아세안 시장의 가능성에 집중, 행보를 넓혀왔다. 포스코는 현재 아세안 가운데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각각 공장이 있다. 인도는 자동차용 강판 생산 공장이며, 인도네시아는 후판과 슬래브, 베트남은 철근과 H형강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집중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 포스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행보로 이 곳을 찾은 것만 봐도 회사차원에서 얼마나 힘을 싣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포스코의 '크라카타우 포스코' 전경. 출처=포스코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이 각각 70%, 30%씩 투자, 2013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대한민국 고유 기술과 자본으로 해외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한 첫 사례다. 고로 쇳물 300만톤으로 반제품인 슬래브 150만톤, 후판 15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설립 초기 크라카타우 포스코의 실적은 좋지 못했다. 경기 침체에 과잉생산이 더해지면서 세계 철강경기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하지만 2017년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2018년 1월 15일 누적 판매 1000만톤을 돌파, 약 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설립 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8716억원, 영업이익 200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판매량은 꾸준한 조업효율화에 힘입어 300만톤 돌파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내년에도 인도네시아의 투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한국을 방문한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포스코 등의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투자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최근 체결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또한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철강제품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연강판, 냉연강판, 도금강판 등 수출물량의 30%가량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현대車 인니 진출에 동반진출 가능성 ‘솔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발표하면서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현지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2030년까지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아세안 지역 최초로 완성차 공장을 건립한다. 현재 공장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현지 정부와 한국에서 부품 등을 조달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를 직접 공략하면서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인도네시아에 진출도 속도를 낼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현대제철은 모기업인 현기차의 해외 생산거점에 동반진출하며 멕시코, 중국 등에서 스틸서비스센터(SSC·철강 가공 센터)를 설립, 맞춤형 자동차강판을 가공·공급하고 있다.

   
▲ 출처=현대제철

SSC는 미국과 중국 등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거점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해외법인으로, 현대제철의 해외시장 전략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총 14개 SSC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는 인도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완성차에 공급이 가능한 아난타푸르의 신규 SSC를 가동한만큼, 이를 활용해 재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룹의 투자 규모에 따라 현지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제철은 올해로 1,2고로가 가동 10년차에 들어서며, 고로 개수 및 추가 건설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 이슈가 불거지면서 국내에서 고로를 건설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올 들어 환경 당국은 고로 정비 과정에서 대기 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이유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한 바 있다. 

세아그룹, 베트남 공략 집중… 2022년까지 생산 공장 추가 준공

세아그룹은 베트남 내수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해 현지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세아제강은 1995년 ‘세아 스틸 비나(SSV)’라는 이름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SSV는 연간 24만톤의 강관을 제조할 수 있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철강업계 가운데 최대 규모다. 뒤이어 지난 6월에는 SSV 공장을 증설해 33만톤 규모의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 수요에 힘입어 지난 2016년 966억원에 그쳤던 SSV 매출액은 지난해 1621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엔 80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으로는 지난해를 웃도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세아제강은 SSV 외에도 1993년 ‘베트남 스틸 파이프’를 설립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스틸 파이프는 1993년 베트남 최대 철강회사 ‘VN스틸’과 50대 50으로 합작해 만든 베트남 최초의 강관회사로, 소구경 및 범용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파이프 생산량은 연간 4만톤 수준이다. 

   
▲ 세아제강지주의 ‘세아 스틸 비나(SSV)’ 제2공장. 출처=세아그룹

이와 함께 세아베스틸도 2022년 1월 양산을 목표로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짓는다. 베어링용 무계목강관과 튜브를 생산하며, 연간 생산능력은 1만5000톤 규모다. 앞서 세아그룹이 베트남에 기진출하기는 했지만 세아베스틸만 놓고 보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짓는 해외 생산기지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2일에는 베트남 신설법인인 ‘세아 글로벌 비나’를 설립하기도 했다. 첫 생산거점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는 현지의 높은 생산 잠재력에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뿐만 아니라 수요가 많은 인근 동남아 국가에도 물량을 공급함으로써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의 베트남 생산 기지 설립과 관련 “주요 수요처인 글로벌 베어링사가 자리잡고 있어 현장밀착형 생산 및 마케팅을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근 동남아 국가에도 물량을 공급해 판매를 확대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아세안, 韓·中·日 경쟁 치열… “기업 협력, 차별화한 상품으로 경쟁력 갖춰야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철강시장은 중국, 일본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세안 시장에서의 한국과 중국, 일본 철강사의 점유율은 약 90%에 육박한다. 과거에는 일본이 선점했으나 중국이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입 물량비중은 중국이 26%로 가장 크고 일본(19%), 한국(7.2%)순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이 45%, 일본이 16%, 한국이 15%였으며, 태국은 일본이 37%, 중국이 21%, 한국이 14%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품질·특화 상품 개발을 통한 제품 차별화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신흥시장이 필요로 하는 교육, 하이테크, 인프라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CSR)을 통해 우호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것”이라 전했다. 

이가영 기자 you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2.07  1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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